저수지의 빈집 / 서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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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의 빈집
서영택
햇볕손을 꼬옥 잡고 갓 핀 채송화는
왜 무릎까지 젖었는지
구름 멈춤,
허공이 구름의 흰 꼬리를 꽉 잡았다
늦은 봄, 줄 맞춘 팬지꽃아이들은 바람따라
꽃무용하고
우툴두툴 나무 몸피에
햇빛 보지 못한 씨앗들의 사연이 쌓여있다
애기똥풀이 하늘을 올려다보면
허공이 노랗게 물들었다
낫을 벼리면 푸른빛이 돈다
솜이불 덮고 있으면
오래된 이야기가 녹음기처럼 풀려나오고
빈집,이 늙은 호박처럼 조용하다
바람의 혀로 쓰고 간 비문의 낮선 말들이
묘지를 돌아 나오고
애기똥풀이 노랗게 허공을 떠받치고
경남 창원 출생
2011년《시산맥》으로 등단
호서대학교 경영학 박사
시집『현동 381번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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