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폭설 / 박성우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나흘 폭설 / 박성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11회 작성일 16-01-21 10:08

본문

 

 

 나흘 폭설

 

 

  박성우

 

  폭설이다

  버스는 나흘째 오지 않고

  자두나무정류장에 나온 이는 자두나무뿐이다

 

  산마을은 발 동동거릴 일없이 느긋하다

 

  간혹 빈 비닐하우스를 들여다보는 발길도

  점방에 담배 사러 나가던 발길도

  이장선거 끝난 마을회관에 신발 한 켤레씩을 보탠다

  무를 쳐 넣고 끓이는 닭국 냄새 가득한 방에는

  벌써 윷판이 벌어졌고 이른 낮술도 한자리 차고 앉았다

 

  허나, 절절 끓는 마을회관방엔 먼 또래도 없어

  잠깐 끼어보는 것조차 머쓱하고 어렵다 나는

  젖은 털신을 탈탈 털어 신고 다시 빈집에 든다

 

  아까 낸 눈길조차 금새 지워지는 마당,

  동치미국물을 마시다 쓸고 치직거리는

  라디오를 물리게 듣다가 쓴다 이따금

  눈보라도 몰려와 한바탕씩 거들고 간다

 

  한시도 쉬지 않고 눈을 쓸어내던

  싸리나무와 조릿대와 조무래기 뽕나무는

  되레 눈썹머리까지 폭설을 당겨 덮고 누웠다

 

  하얀 어둠도 눈발 따라 푹푹 쌓이는 저녁

  이번엔 내가 먼저, 긴긴 폭설 밤을 산마을에 가둔다

  흰 무채처럼 쏟아지는 찬 외로움도 예외일 순 없다 

 


 

parkswoo.jpg

 

1971년 전북 정읍 출생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2002년 시집 『거미 』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62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2 0 01-29
2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5 0 01-29
2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9 0 01-28
2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0 0 01-28
2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7 0 01-27
2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8 0 01-27
2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5 0 01-26
2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1 0 01-26
2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2 0 01-25
2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4 0 01-25
2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5 0 01-22
2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5 0 01-22
2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3 0 01-21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2 0 01-21
2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8 0 01-20
2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5 0 01-20
2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62 0 01-19
2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9 0 01-19
2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7 0 01-18
2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44 0 01-18
2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5 0 01-15
2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1 0 01-15
2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4 0 01-14
2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6 0 01-14
2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5 0 01-12
2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9 0 01-12
2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9 0 01-11
2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6 0 01-08
2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1 0 01-08
2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1 0 01-07
2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1 0 01-07
2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4 0 01-06
2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7 0 01-06
2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1 0 01-05
2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1 0 01-05
2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2 0 01-04
2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7 1 01-04
2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7 0 12-31
2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5 0 12-31
2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8 0 12-30
2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0 0 12-30
2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8 0 12-29
2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3 0 12-29
2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5 0 12-28
2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5 0 12-28
2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7 0 12-24
2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4 0 12-24
2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3 0 12-23
2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1 0 12-23
2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9 0 12-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