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귀 / 마경덕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책들의 귀 / 마경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48회 작성일 16-01-28 09:57

본문

 

 

   책들의

 

  마경덕

 

  책의 귀는 삼각형,

  귀퉁이가 접히는 순간 책의 귀가 태어나네

  주차표시 같은 도그지어*

  졸음이 책속으로 뛰어들면 귀가 축 처지는 책

  킁킁거리며 손가락을 따라가던 책은 그만 행간에 주저앉네

  순순히 귀를 내주고

  충견처럼 그 페이지를 지켰지만 해가 가도

  끊어진 독서는 이어지지 않고 책의 심장에 먼지만 끼었네

 

  귀 접힌 자리마다 쫑 메리 해피 도꾸 누렁이…

  쥐약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 눈빛이 생각나 눈에 든 문장에 밑줄을 긋네

  쫑긋, 귀를 추켜들지 못하고 아무에게나 꼬리를 흔들고 가랑이에 바르르 눈치를 밀어 넣던 비굴한 이름들

  흘러내린 두 귀를 실로 묶다가 본드를 발라본 적 있네

  셰퍼드처럼 진돗개처럼 자존심을 세우지 못한

  아비도 모르는 개들은

  마루 밑 신발짝이나 물어뜯다가 복날에 하나 둘 사라졌네

 

  순한 책의 귀,

  녀석도 잡견이네 침을 묻혀도 짖지 않고 책장을 찢어도 물지 않네 누군가의 손짓을 따라가 집을 잃은 책들은

  귀를 펴고 또 다른 주인을 섬기거나, 귀를 접고 헤어진 주인을 그리워하거나

 

*도그지어(dog's ear) : 책장을 접어놓은 부분이 강아지 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mgd.jpg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신발론』 『글러브 중독자』​  『사물의 입』​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62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1 0 01-29
2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4 0 01-29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9 0 01-28
2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9 0 01-28
2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7 0 01-27
2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8 0 01-27
2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5 0 01-26
2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0 0 01-26
2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2 0 01-25
2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3 0 01-25
2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4 0 01-22
2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4 0 01-22
2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2 0 01-21
2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1 0 01-21
2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7 0 01-20
2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4 0 01-20
2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61 0 01-19
2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8 0 01-19
2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7 0 01-18
2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43 0 01-18
2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4 0 01-15
2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1 0 01-15
2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3 0 01-14
2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5 0 01-14
2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4 0 01-12
2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9 0 01-12
2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9 0 01-11
2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5 0 01-08
2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1 0 01-08
2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0 0 01-07
2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0 0 01-07
2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4 0 01-06
2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6 0 01-06
2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0 0 01-05
2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1 0 01-05
2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1 0 01-04
2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6 1 01-04
2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6 0 12-31
2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4 0 12-31
2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7 0 12-30
2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9 0 12-30
2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7 0 12-29
2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2 0 12-29
2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4 0 12-28
2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5 0 12-28
2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7 0 12-24
2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3 0 12-24
2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2 0 12-23
2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0 0 12-23
2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9 0 12-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