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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꽃 / 허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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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25회 작성일 15-11-18 09:45

본문

양귀비

 

허형만

 

 

덴마크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 솔뱅에 갔네

이백십여 년 전 세워진 산타 아이네스 성당에 들어가

잠시 묵주기도를 드리고 마당에 나오니

뜨락 한쪽 양귀비꽃이 나를 환히 반겨주었네

내가 이곳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별빛과 안개를 털어냈을까

몇 광년의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냈을까

양귀비꽃은 나의 볼에 입을 맞추어주었네

은은한 감촉이 촉촉했네

나는 눈을 감았네

이 눈물겨운 만남의 신비를 어찌할까

사랑이여

잠시나마 그대와 함께 있기 위하여

칠십 평생이 걸렸구나

 

 

1945년 순천 출생.

중앙대 국문과 졸업.

1973월간문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청명』『영혼의 눈』『첫차』『눈먼 사랑12.

편운문학상, 한성기문학상 등 수상.

계간 서정과 상상편집고문.

현재 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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