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下弦) / 강영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현(下弦) / 강영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89회 작성일 15-11-26 10:20

본문

하현(下弦) 

 

    강영은

 

 

   노루가 잘 먹는 풀일 뿐인데 이파리에는 사금파리 같은 화색(花色)이 돌았다 노루귀같이 돋은 뒤태는 내발리지 않는 계집의 귀밑머리처럼 고즈넉했다

 

   계곡을 너나들이하던 사내는 벼랑에 납작 엎드렸다 사내가 열중한 것은 절, 벽, 끝, 에, 핀, 한, 란, 한, 줄, 기, 두텁고 짧은 발치에선 보이지 않는 과녁이었다 사내를 매단 동쪽이 신월을 향해 반짝 빛났다

 

   사내가 움켜쥔 것은 하얗게 너르듣는 허공, 한밤중에 돋은 달빛이었다

 

   몸을 버리고 마음이 뒤집히는 서쪽이 가까워지면 죽음으로 맞선 몸의 현이 떨린다 수직으로 상승하는 지평선처럼 입술은 떨리고 말은 나오지 않는다

 

   꽃에게도 체념의 한 순간이 있다는 말일지 모르지만 반쪽 얼굴을 베어 문 달빛이 낙화하는 지경은 푸른빛에 누인 피륙

 

   팽팽해진 달빛을 도록(盜錄)에 남기는 일이 서간체의 결말이라면, 가늘고 여린 촉을 세워 쓴 허공 한 획(劃), 그대여, 그대 지나간 자리가 저토록 휘었다

 

 

제주 출생
제주교육대학 졸업
2000년 계간 《미네르바 》등단
"미네르바 문학회 회장" 역임,
시집 『스스로 우는 꽃잎 』『 나는 구름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다』
『최초의 그늘』『풀등, 바다의 등』 『마고의 항아리』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63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1 0 12-22
2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5 0 12-21
2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5 0 12-21
2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8 0 12-18
2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0 0 12-18
2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0 0 12-17
2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7 0 12-17
2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7 0 12-16
2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0 0 12-16
2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4 0 12-15
2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7 0 12-15
2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7 0 12-14
2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0 0 12-14
2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0 0 12-11
2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6 0 12-11
2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7 0 12-10
2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5 0 12-10
2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6 0 12-09
2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8 0 12-09
2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3 0 12-08
2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4 0 12-08
2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4 0 12-07
2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4 0 12-07
2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1 0 12-04
2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1 0 12-04
2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9 0 12-03
2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3 0 12-03
1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3 0 12-02
1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2 0 12-02
1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8 0 12-01
1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0 1 12-01
1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2 0 11-30
1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7 0 11-30
1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2 0 11-27
1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1 0 11-27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0 0 11-26
1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8 0 11-26
1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8 0 11-25
1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9 0 11-24
1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5 0 11-24
1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2 0 11-24
1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1 0 11-23
1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4 0 11-23
1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2 0 11-20
1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6 0 11-19
1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1 0 11-19
1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6 0 11-18
1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6 0 11-18
1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1 0 11-17
1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5 0 11-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