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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박을 밟은 적 있다 / 백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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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47회 작성일 15-11-30 09:04

본문

늙은 호박을 밟은 적 있다


 

  백상웅

 

 

가끔 있다, 노력해도 이룰 수 있는 삶은 없다는 걸

인정하는 저녁이.

마흔이며 쉰 너머의 한계가 보이는

늙은 호박 같은 저녁이.

 
퇴근길에 고향 친구랑 한 십 년 만에 통화하다가,

스물 넘고서부터 패배한 날들을 알린다.

 
둘 다 부족해서 여자에게 한두 번씩은 차였다.

너는 공무원 시험, 나는 신춘문예에

수 해 죽만 쑤다가

다 때려치우고 가끔 마른 넝쿨처럼 울었다.

 
취업하고 첫 월급 받아보니 그 끝이 아찔하니

이미 그른 것 같았다.

미처 따지 못하고 늙어버린 저녁이었다.

 
정권이 몇 번 바뀌어도, 계절 바뀌어 폭설에 파묻힌

얼어붙은 저녁이 와도,

내가 무능해서, 인생 내가 잘못 살았다고

자책하는 날이 왔다.

 
네 아버지 내 아버지도 그렇게 하는 수 없이

늙어갔을 텐데, 하며

수긍하는 저녁이 굴러왔다.

아비들의 그런 텅 비고 주름진 저녁에 바람은 좀 불었을까,

 
늙은 호박을 부러 밟은 적 있다.

 

 

 

1980년 전남 여수 출생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7년 대산대학문학상 수상
 2008년 『 창비』신인상 수상
 시집 『거인을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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