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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인 독자 / 이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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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21회 작성일 15-11-30 09:13

본문

  감상적인 독자

 

      이화은

 

 

  뜬구름의 언어보다 더 어려운 시집을 읽는다

  말의 몸을 다 더듬기도 전에

  도마뱀처럼 꼬리가 끊어진다

  꼬리의 후렴을 구경하다 결국 몸통을 놓치고 만다

 

  어쩌면 도마뱀의 심장은 꼬리인지도 몰라

  한 몸을 살리기 위해

  또 한 몸을 단칼에 베어낼 수 있다면

  심장이다 이미 중심이다

 

  암벽에 매달린 아버지가

  위험한 줄을 끊으라고, 자기를 끊어버리라고

  같은 줄에 매달린 머리 위의 아들에게 소리치는

  칼날 같은 풍경을 기억한다

  아들을 살리고 절벽에서 떨어진 아버지는

  뜨거운 꼬리였다

 

  구름의 언어는 이미 행간을 가로질러

  산을 넘었는데

  저들이 버리고 간 한 토막 말의 꼬리에 미혹되어

  책장을 넘기지 못하는 나는

  지극히 감상적인 독자

 

  이미 시는 변심한 애인

  독자가 잡고 있는 밧줄을 끊어버리고

  우뚝, 혼자 정상에 오르는

  승승장구한 시는 애인도 시도 아니라고

  나는 지극히 자조적인 독자일 뿐

 

 

경북 경산 출생.
1991년 《월간 문학》으로 등단.
2003년 현재 육군사관학교 국문과 교수
시집으로 《이 시대의 이별법》 《나 없는 내 방에 전화를 건다》
《절정을 복사하다》《미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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