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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의 저녁 / 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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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35회 작성일 15-10-1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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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저녁

 

박용하
 

 

내가 생각하는 곳에서 너는 없고

이 저녁은 이곳에 없을 것이다

너는 떠나지 않고 떠났다

나는 돌아오지 않고 돌아왔다

네가 없는 여기 이 시간을 뭐라 불러야 하나

남아 있는 사람들이 허공을 깔고 앉아 운다

없음의 더없는 있음 속에

그 숱한 있음의 덧없음 속에

또 하루가 하루를 버리듯 가버렸다

바깥을 잃어버린 시선들이 거리를 지나갔다

타인을 지나가는 것도 타인

타인을 이룩하는 것도 타인

고요가 고요를 찾아가듯이

네가 없는 이곳에는 이곳조차 없다

이곳이 없는 곳에서 너는 어쩌자고 자꾸 돌아오나

매일 다시 태어나 그날 삶을 끝내듯이 살고

이 비루한 거리로 저 석양과 함께 돌아오고 싶구나

돌아와 깔깔대며 소풍 가고 싶구나

네가 없는 나라에 내가 있다

이게 무슨 조화냐

이 저녁때 평범의 극치를 누리고 싶구나

일상의 사치 위에 드러눕고 싶구나

네가 여기 없는 동안 너는 태어나고

너가 없는 곳에서 나는 죽어간다

 

 


parkyongha-140.jpg


1963년 강원 강릉 출생
1989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
『바다로 가는 서른세번째 길』『견자(見者)』『한 남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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