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도 이야기 / 이시경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소멸도 이야기 / 이시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56회 작성일 15-11-03 08:58

본문

소멸도 이야기

 

이시경

 

 

수천 년 동안 대륙은 동물의 거친 낙원이었다

울부짖는 소리가 끊이질 않던 어느 날

대륙의 말들이 새 땅을 찾아 끼리끼리 무리 지어 떠났다

청마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지는 듯

소멸도는 풀도 약초도 풍부하고 땅이 넓어

처음에는 뛰지 않아도 누구나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그들은 간간이 자유 평등을 외치면서

종일 흥얼흥얼 돌과 바람에 이름을 지어주기 바빴다

 

언제부턴가

먹거리는 시들시들해지고 개체 수가 문턱에 이르자

순혈주의가 이 섬의 새로운 종교가 되었다

말들 사이엔 집단들이 생기고 서로 제 우두머리 뽑기를 바랐다

약초를 먹은 말 머리에는 뿔이 하나씩 생겨났는데

뿔이 가장 큰 말이 으레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 때마다 곡소리가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했다

다툼은 오른발부터 뛰는 말과 왼발부터 뛰는 말 사이에서

분쟁은 오른발로 발길질하는 말과 왼발로 발길질하는 말 사이에서

유전자처럼 떨어질 줄 모르고 이어졌다

오른발 말들이 일어서면 왼발 말들은 누웠고

서로 무조건 말꼬리를 물고 놓질 않았다

참다못한 바다의 신들이 폭풍을 일으켜

섬이 가라앉기 시작할 때에도

둘이 하나가 되고 반이 되고

영으로 사라질 때까지도

 

 

충남 부여 출생
2011년 《애지》신인문학상 수상
현재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중
시집으로『쥐라기 평원으로 날아가기』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6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2 0 11-16
1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3 0 11-16
1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0 0 11-13
1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9 0 11-13
1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6 0 11-12
1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4 0 11-12
1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5 0 11-11
1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2 0 11-11
1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0 0 11-10
1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0 0 11-09
1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6 0 11-09
1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6 0 11-06
1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7 0 11-06
1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5 0 11-05
1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7 0 11-05
1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8 0 11-04
1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6 0 11-04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7 0 11-03
1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3 0 11-03
1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9 0 11-02
1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6 0 11-02
1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8 0 10-30
1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7 0 10-30
1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1 0 10-29
1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8 0 10-29
1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8 0 10-28
1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8 0 10-28
1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1 0 10-27
1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5 0 10-27
1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2 0 10-26
1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6 0 10-26
1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4 0 10-23
1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3 0 10-23
1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7 0 10-22
1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3 0 10-22
1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9 0 10-21
1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4 0 10-21
1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6 0 10-20
1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9 0 10-20
1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6 1 10-19
1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5 0 10-19
1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8 1 10-16
1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4 0 10-16
1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1 0 10-15
1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0 0 10-15
1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3 0 10-14
1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3 0 10-14
1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5 0 10-13
1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8 0 10-13
1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6 0 10-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