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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속의 방 / 허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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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28회 작성일 15-11-04 09:15

본문

앨범 속의

 

   허혜정

 

 

검은 마분지로 만들어진 갈피마다

하얀 습자지로 덮여 있는 빛바랜 사진들.

하나의 방처럼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모여든 얼굴들이 기억의 영사기에 비춰오듯 흐릿하다.

 

딱히 언제 사진인지 짚어낼 순 없어도

앨범 속에 죽어 있던 풍경이 스며드는 방.

산 자와 죽은 자의 장소는 다르다고 믿어왔지만

사진 속의 일몰은 나의 창에 물들고 있다.

 

푸르게 젖어가는 옥양목 마당 너머에는 바라볼수록

여백이 넓어지는 하늘.

늦가을 바람에 창살은 구슬픈 울음소리를 낸다.

녹이 먹어버린 문고리와 발바닥에 닳아

얇게 패인 문턱들. 몇 세대가 머물다 간

낡은 집으로 그들은 바람처럼 돌아와 바스락댄다.

 

슬픈 아이가 잠결에 따스한 체온을 느끼듯이

혼자가 아닌 것 같아.

세대의 눈빛 안에 고여 있는 나의 눈이

어떤 슬픔을 꺼내놓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비워낸 시공간을 옮겨 적는 것.

잊었던 말들이 밀려온다. 스쳐가는 그림자의 방에서.



 


  

1966년 경남 산청 출생
1987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시 등단
1995년 《현대시》 평론 당선

199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시집 『비 속에도 나비가 오나』『적들을 위한 서정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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