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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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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55회 작성일 15-11-0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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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송유미

 

- <강아지 나라> 두 여자가 낑낑거리며 강아지에게 운동화를 신긴다.

지하도에서 만원 세일의 신발을 구경한다.

 

 

  어릴 적 교회당에서 잃어버린 신발은 늘 섬처럼 내 인생을 떠다녔어요. 난 늘 신발을 아끼느라 맨발이었지요. 잠들 때도 가슴에 품고 잠들었지요. 신지 않고 다락방에 모셔두었다가 내 커버린 발을 집어넣을 수 없었지요. 그 신발을 품고 꿈속을 걸어갔지요. 낙타는 내 신발을 부러워했죠. 난 신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죠. 폴리호 태풍이 불던 날이던가요. 자꾸 진흙탕 속에서 미끄러지는 신발 때문에 내 몸이 블랙홀에 빠져들어갔지요. 신발이 없는 삶이 얼마나 편안한지 그때 알게 되었죠. 나는 그래도 잠이 들면 신발 속으로 들어가서 꿈을 꾸죠. 엄마의 자궁같이 따뜻하고 비릿한 어둠 속에서 눈을 감으면 난 꽃으로 피죠. 나비가 날아오르죠. 모두 모두 나비가 되어 하늘로 떠나고 댓돌 위에 검정고무신들만 남았어요. 이제껏 내가 신은 신발은 몇 척이나 될까요. 종로 앞에서 세종로 앞에서 충무로 앞에서 자꾸만 잃어버린 신발을 신어 봐요. 흩어지는 나뭇잎들은 또 얼마나 많은 바람들이 신다가 버렸는지 셀 수도 없고요.

 

  몸의 감옥을 떠다니는 나뭇잎 한 척.

 


20161024000222_0.jpg

서울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수료
1993년 부산일보 시조부문 신춘문예 당선
1997년 동아일보 시조부문 신춘문예 당선
2002년 경향신문 시부문 신춘문예 당선
수주문학상, 전태일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등 수상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으로 『살찐 슬픔으로 돌아다니다』, 『당나귀와 베토벤』 『검은 옥수수밭의 동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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