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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 / 윤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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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06회 작성일 15-11-12 09:35

본문

만월(滿月)

 

윤성택

 

 

달은 열쇠구멍으로 방 안의 나를 보고

나는 달을 꿰매 눈썹에 매단다

입술을 오므리며 발음하는 모든 말은

검은 맨홀의 배관으로 흘러가는 걸까

 

정직은 지루하고 가난은 마음에 들여놓은 게 많다

더는 버릴 수가 없어서 나를 가진다는 건

더더욱 사치인 추억이 영하에 있다

 

어디서든 울 수 있는 사람은

시간을 수분으로 삼는다 그대를

알아간다는 것 또한 어딘가 잃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봄이다 라고

깜박일 때마다 신호등에서 우수수

쏟아지는 꽃말들, 터진 봉투처럼 웃는다

어차피 오늘은 별을 켜지 않아도

되는 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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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충남 보령 출생
2001년 《문학사상》등단
시집 『리트머스』『감(感)에 관한 사담들』
산문집 『그 사람 건너기』

제10회 한국시인협회 젊은 시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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