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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기타기타 / 강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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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49회 작성일 15-11-13 09:29

본문

발목, 기타기타

 

 

강은교

 

 

내 몸을 받드느라

정말 힘들겠소, 내 발목이여

 

내 정글 같은 마음 편히 모시느라

내 허리여 심장이여 얼마나 힘들었소?

내 신장이여, 내장들이여, 배여, 눈썹이여, 눈까풀이여

내 생각을 받드느라 높이 솟은 이마여

내 옷, 내 가방, 무지갯빛 희망을 걸머멘 단단한 내 어깨여, 끈질긴 내 손목이여, 힘줄이여, 힘줄도 새파란 내 팔이여

내 못생긴 발톱이여, 손톱이여

생각걸개여

 

하루도 편히 쉴 알 없이

숨을 거둬들이고 내뱉는,

하루 종일 편히 쉴 날 없이

피를 뿜어내느라 정신이 없는 나의 심장이여, 허파여, 비정규직 내 쓸개여

언제 없어질까 몰라 늘 발발 떨고 있는 내 쓸개여

아 종신의 인공 무릎이여

 

달아나기만 달아나기만 하는 잠이여

달아나기만 달아나기만 하는 꿈이여, 꿈의 날개여, 꿈 같은 당신들이여

신처럼 나를 받들고 있는 상처들이여

 

 

 

 

1945년 함남 홍원 출생

1968년 연세대 영문과 및 동 대학원 졸

19689사상계(思想界)로 등단

한국문학작가상,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집 빈자 일기』 『소리집』『붉은 강 』 『우리가 물이 되어』 『바람노래

시간은 주머니에 은빛 별 하나 넣고 다녔다』『초록 거미의 사랑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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