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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쌓이는 공중 / 김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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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49회 작성일 15-07-29 09:31

본문

지가 쌓이는 공중

 

 김중일

 

 

  일생에 걸쳐 몸 안에는 먼지가 쌓인다.

  쌓인 먼지들이 딸꾹질이나 재채기를 할 때마다 몸 바깥으로 조금씩 새어나오기도 하지만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백할 때마다 조금씩 새어나오기도 하지만

  켜켜이 먼지가 정수리까지 쌓이면 비로소 숨이 멎게 된다.

  직접 화장터 불길 속을 걷다 보면 내 몸 안에 쌓던 먼지가 몸 바깥으로 나오는 걸 알 수 있다

  불길 속에서 이미 몸은 공중이 되었으니

  먼지가 가장 마지막으로 쌓이는 곳은, 공중의 바깥이다

  몸 안에 쌓이던 먼지는 일생에 걸쳐 공중의 바깥이다.

  몸 안에 쌓이던 먼지는 일생에 걸쳐 공중의 바깥으로 나오려 했다

  하지만 태초부터 우리 몸 바깥은 온통 공중이었으므로,

  우리 몸 안이야말로 원래 공중의 바깥이 아닌가.

  결국 우리 몸 안팎이 모두 공중의 바깥이고, 다만 공중은 시간처럼 흐를 뿐이다.

  먼지는 우리 몸 안팎으로 쌓이지, 공중에는 쌓이지 않는다.

  먼지는 공중에 가장 많지만, 시간처럼 흘러가는 공중에는 쌓이지 않는다.

  공중의 밤과 낮 사이로 일생 먼지는 쌓인다.

  우주의 먼지인 지구에서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큰 먼지인

  저 달은 오늘도 밤새 공중을 타고 공중의 사이에 시침처럼 누운 사람들 얼굴 위로 내린다.

  공중을 깊이 찌른 듯 서 있는 망루 위에 대대로 사는 사람들

  자고 일어나면 얼굴 위에 먼지가 떨어져 있다

  먼지가 공중이라는 시간 위에 쌓이는 하나의 경우다

 


 

commonCAABC62X.jpg

 

 

1977년 서울 출생
200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국경꽃집』 『아무튼 씨 미안해요』 『내가 살아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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