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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라리, 당신 / 우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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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34회 작성일 15-08-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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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라리, 당신

 

   우대식

 

 

비가 오는 삼월의 마지막 날
마음의 회랑 안쪽에
정선 아라리 긴 휘장을 친다
다시 비가 내리고 또 다시 눈이 내린다
그 휘장 아래를 걸으면
밑도 없는 물길, 끝도 없는 산길이 나타나고
사라지고
내 슬픔이 무엔가 생각할 즈음
당신에 대해 명상을 한다
정선 아라리, 당신
왜 그렇게 천천히
또다시 굽이굽이 적막강산에 서 있는가
비는 여전히 내리고
그 긴 휘장에 앉아 한 마리 짐승처럼
온 몸을 웅크린 채
소금 사러 가던 먼 길과
석탄으로 몸을 씻던 내(川)와
그런 길과 그런 내에서
당신을 기다리던
배가 고팠던 저녁
정선 아라리
당신,

 

 

1965년 강원도 원주 출생
1999년 《 현대시학》등단
시집 『 늙은 의자에 앉아 바다를 보다』『 단검』『설산 국경』
산문집『죽은 시인들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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