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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 천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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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06회 작성일 23-03-12 20:35

본문

편지

 

  천상병

 


1


아버지 어머니, 어려서 간 내 다정한 조카 영준이도,

하늘나무 아래서 평안하시겠지요. 그 새 詩人 세 분이

그 동네로 갔습니다. 수소문해 주십시오. 이름은 조지

훈 김수영 최계락입니다. 만나서 못난 아들의 뜨거운

인사를 대신해 주십시오. 살아서 더없는 덕과 뜻을 저

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거 자주 사귀세요. 그 세 분만은

저를 욕하진 않을 겝니다. 내내 안녕하십시오.



2


아침 햇빛보다

더 맑았고


전세계보다

더 복잡했고


어둠보다

더 괴로웠던 사나이들,


그들은

이미 가고 없다.

  

천상병 시선집, 주막에서(민음사, 1995)



 

 b014cb926983c119ae0d1839afcd65f1_1546217307_52.jpg 

1930년 출생(1993년 별세)

1952년 문예지 갈매기로 등단

주요 작품집으로 』 『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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