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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 조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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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62회 작성일 17-07-17 11:24

본문

사랑한다

 

조하혜

 

 

눈이 어두운 두더지를 사랑한다, 두더지라는 조금 징그런 이름을 사랑한다

허허로운 겨울 산책길에서 만난 철모르는 개나리꽃을 사랑한다

철모르고 불쑥 피었다가 시들 새도 없이 죽은 것들을 사랑한다

새끼를 사산한 후 심드렁한 슈퍼집 개 누렁이를, 누렁이의 흰창눈을 사랑한다

매서운 바람부는 어느 추운 날, -다문 여자의 입술을 사랑한다

한없이 떠는 것들 속에서 떨면서 떨지 않는 그 입술을 사랑한다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마음을 훔치는 사기꾼을 사랑한다

뻔한 거짓말로 마음을 훔치는 기술을, 그 호주머니 안으로 밀려오기까지

자라지 않는 어린아이 같은 여자의 마음들을 사랑한다

시골 장터에서 만난 곰보 여자의 얽은 얼굴을 사랑한다

살성보다 더 늘어진 그녀의 웃음을, 팔자보다 더 늘어진 그 웃음의 주름을 사랑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군의 전선에서 불려졌다가 지금은 찬송곡이 된 노래를 사랑한다,

가사가 바뀌어도 곡조가 남아 '영광'을 찬양하는 이 치욕을 사랑한다

 

미워하고 미워하기에도 때로 너무 미운 것들을

사랑한다

사랑하고 사랑하기에도 하나도 사랑스럽지 않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절에,

사랑해선 안 될 것들을 사랑한다

 

- 조하혜 시집 도넛, 비어있음으로 존재한다(천년의 시작, 2003)

 

 

johahye-180.jpg

1994현대시사상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도넛, 비어있음으로 존재한다』 『울지말아요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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