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단종 / 유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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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92회 작성일 17-07-19 09:44본문
나의 사랑 단종
유현서
눈물로 맑힌 당신의 청령포에 와 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이 천리길이지요 마음의 곤룡포는 백마를 타고 태백산으로 오르셨나요
용안을 적시던 눈물은 강물높이를 한층 더 부추기고요 흐르는 물길은
수천수만의 낭떠러지를 폭포수로 내칩니다
그때 물수제비를 뜨던 조약돌도 여전히 붉은 피를 흘리나요
발을 뗄 때마다 돌덩이들이 일어나 내 가슴을 때립니다 쇠지팡이를 의지한
노송 한 그루가 당신을 따라 점점 이울어집니다
노산대에서만이 한양하늘이 그리웠겠습니까
어린 소나무들만이 당신의 백성이었겠습니까
관음송 발치에서 당신처럼 앉아 옷고름을 풀어헤칩니다 당신의 눈물을
고요히 받아 적어보나 아린 문장만이 내 빈젖을 빨 뿐
나는 당신의 아내 당신의 어머니 당신의 애인
수천수만의 사람들이 당신을 싣고 서울로 향합니다
- 웹진 《시인광장》 2014년 3월호
강원도 원주 출생
2010년 《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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