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반성 / 하종오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림자 반성 / 하종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56회 작성일 17-08-01 09:16

본문

그림자 반성

 

하종오

 

 

내가 개의 그림자 속에 들어가서

나의 그림자를 감추곤

개에게 함부로 짖어 대게 하고 나왔더니

나도 아무에게나 대들 수 있었다

 

오늘은

그의 그림자 속에 들어가서

나의 그림자를 감추곤

그에게 나를 손가락질하게 하고 나왔더니

나도 그를 손가락질할 수 있었다

 

내가 그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면

아무도 다행한 일로 여기진 않으리라

그는 작은 몸피로 그림자를 크게 키워

앞으로 걸어가면서 앞에다 둘 줄도 알고

뒤로 걸어가면서 뒤에다 둘 줄도 알므로

 

하여간 한때

잠자리가 제 그림자를 나의 그림자에 맞추어 마당에 앉으려 했고

참나무가 제 그림자를 나의 그림자에 맞추어 먼 데에 머물려 했고

산봉우리가 제 그림자를 나의 그림자에 맞추어 바닥에 내려오려 했지

실지로는 내가 나의 그림자를

잠자리의 그림자에 맞추어서 허공으로 따라가

잠자리로 하여금 나를 날게 했고

참나무의 그림자에 맞추어서 둔덕으로 따라가

참나무로 하여금 나를 곧추세우게 했고

산봉우리의 그림자에 맟추어서 꼭대기로 따라가

산봉우리로 하여금 나를 주저앉게 했지

 

그의 그림자 속에 들어가서

나의 그림자를 감추고 그를 행동하게 한 건

내가 텅 비어 있어서였다

 

- 시작2015년 봄호

 

 

 

hajongo-140.jpg

1954년 경북 의성 출생

1975현대문학등단

시집으로 쥐똥나무 울타리』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물의 운명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 『깨끗한 그리움』 『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지옥처럼 낯선』 『국경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베드타운』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입국자들』 『제국』 『남북상징어사전』 『신북한학』 『남북주민보고서

세계의 시간』 『신강화학파』 『초저녁

시극집 어미와 참꽃

동화 도요새』 『누가 아기 석가모니로 태어났을까』 『미래에 오는 미륵불』 『하늘 무인도

2회 신동엽창작기금 수혜, 1회 불교문예작품상 수상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8건 12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6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1 0 09-09
26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0 0 09-06
26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7 0 05-11
2635
인생 / 정숙 댓글+ 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6 0 02-23
26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4 0 03-24
26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1 0 08-16
26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9 0 02-28
26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9 0 08-03
26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8 0 07-21
26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7 0 11-09
26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6 0 07-13
26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4 0 07-12
26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3 0 08-02
26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3 0 09-15
26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1 0 06-22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7 0 08-01
26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4 2 09-12
26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2 0 06-27
26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1 0 09-20
26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4 0 03-24
26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4 0 04-06
26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4 0 04-07
26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4 0 09-12
26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2 0 02-16
26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1 0 09-25
26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8 0 05-09
26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6 0 03-06
26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5 0 08-28
26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4 0 06-08
26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3 0 06-15
26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3 0 08-25
26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3 0 01-26
26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1 06-24
26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0 10-28
26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0 07-18
26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1 0 02-09
26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1 0 03-02
26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9 0 04-15
26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9 0 01-26
25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7 0 05-02
25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2 0 09-02
25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1 0 09-05
25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9 0 08-25
25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7 0 09-05
25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3 0 07-14
25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3 0 12-11
25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9 0 04-19
25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8 0 02-02
25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8 0 09-20
25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7 1 09-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