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동 편지 / 정군칠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가문동 편지 / 정군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26회 작성일 17-08-14 09:17

본문

가문동 편지

 

정군칠

  

 

낮게 엎드린 집들을 지나 품을 옹송그린 포구에

닻을 내린 배들이 젖은 몸을 말린다

누런 바다가 물결져 올 때마다

헐거워진 몸은 부딪쳐 휘청거리지만

오래된 편지봉투처럼 뜯겨진 배들은

어디론가 귀를 열어둔다

 

저렇게 우리는,

너무 멀지 않은 간격이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우리가 살을 맞대고 사는 동안

배의 밑창으로 스며든 붉은 녹처럼

더께진 아픔들이 왜 없었겠나

빛이 다 빠져 나간 바다 위에서

생이 더 빛나는 집어등처럼

마르며 다시 젖는 슬픔 또한 왜 없었겠나

  

리는 어디가 아프기 때문일까

꽃이 되었다가 혹은 짐승의 비명으로 와서는

가슴 언저리를 쓰다듬는 간절함만으로

우리는 또 철벅철벅 물소리를 낼 수 없을까

  

사람으로 다닌 길 위의 흔적들이 흠집이 되는 날

저 밀려나간 방파제가 바다와 내통하듯

나는 등대 아래 한척의 배가 된다

이제사 너에게 귀를 연다

   

- 정군칠 시집 수목한계선(한국문연, 2003)에서

 

 


정군칠 시인.jpg

제주도 중문 출생

1998현대시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수목한계선』 『물집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35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0 0 07-20
14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6 0 07-21
14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4 0 07-21
14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2 0 08-29
14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6 0 07-24
14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4 0 07-24
14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4 0 07-25
14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7 0 07-25
14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3 0 07-26
14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8 0 07-26
14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4 0 07-27
14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2 0 07-27
14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4 0 07-28
14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4 0 07-28
14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0 0 07-31
14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8 0 07-31
14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3 0 08-01
14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4 0 08-01
14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0 0 08-02
14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6 0 08-02
14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5 0 08-03
14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7 0 08-03
14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8 0 08-04
14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2 0 08-04
14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7 0 08-08
14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8 0 08-08
14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4 0 08-10
14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0 0 08-10
14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3 0 08-11
14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6 0 08-11
1448
별 / 조은길 댓글+ 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0 0 08-14
14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0 07-06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7 0 08-14
14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7 0 08-21
14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7 0 08-21
14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1 0 08-22
14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2 0 08-22
14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6 0 08-24
14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1 0 08-24
14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8 0 08-25
14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4 0 08-25
14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5 0 08-28
14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9 0 10-15
14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8 0 08-28
14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0 0 08-29
14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5 0 08-29
14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8 0 08-30
14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7 0 08-30
14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4 0 08-31
14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0 01-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