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값 갚는 날 / 김회권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외상값 갚는 날 / 김회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08회 작성일 17-09-12 14:21

본문

외상값 갚는

 

김회권

 

 

아내가 쥐어준 에어컨 수리비 오만 원

장터목 샛길로 들자 윷판이 한창이다

 

외람되게 자꾸 쏠리는 눈길

잘하면 공돈에 막걸리가 절로 굴러올 거란 생각

나는 마부에게 돈을 걸고 멍석에 쭈그리고 앉아

내 생애 가장 빛났던 날을 떠올리며

허공 가득 종기윷을 뿌린다

 

길들인 순한 양처럼 다소곳이 모이는 윷들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내리 세 판을 이기자 단박 손에 쥔 뭉칫돈

세상일도 요리 잘 풀리면 오죽 좋으랴

 

순간 뱁새눈으로 날 흘겨보는 상대

이번 막판 덮어쓰기로 끝장내잔다

나는 이 판 이기면 매몰차게 일어서리라

그리하여 오늘을 시발로 몇 날 동안

아름다운 술고래로 즐겨 살리라

 

땀 배인 손 문지르며 허공 가득 윷을 붓자

일제히 뒤를 쫓는 비릿한 눈빛들

그때 윷 하나,

급작 항로를 이탈하나 싶더니

그만 맨땅에 곤두박질이다

 

눈 앞 깜깜히 바서지는 파편

땅이 푸욱 꺼지다

 

- 김회권 시집우아한 도둑(푸른길, 2017)에서

 

 

김회권(사진).jpg

1959년 전북 전주 출생

2002문학춘추로 등단

시집숲길을 걷는 자는 알지』『동곡파출소』『우아한 도둑

산문집뜨락에서 꽃잎을 줍다』『꽃처럼 웃다가 주름진 얼굴로 가라

2006, 2009, 2017년 광주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2013년 광명신인문학상, 2015년 오산신인문학상, 복숭아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1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0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0 0 10-31
10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8 0 10-31
10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2 0 10-27
10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9 0 10-27
10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4 0 10-26
10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5 0 10-26
10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2 0 10-24
10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3 0 10-24
10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0 0 10-23
10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4 0 10-23
10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4 0 10-21
10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1 0 10-21
10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0 0 10-19
10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6 0 10-19
10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4 0 10-18
10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6 0 10-18
10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8 0 10-16
10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4 0 10-16
10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4 0 10-11
10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6 0 10-11
10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4 0 10-10
10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5 0 10-10
10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8 0 09-28
10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6 0 09-28
10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9 0 09-25
10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1 0 09-25
10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5 0 09-22
10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8 0 09-22
10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1 0 09-21
10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0 0 09-21
10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0 0 09-20
10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6 0 09-20
9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3 0 09-15
9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0 0 09-15
9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8 0 09-14
9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3 0 09-14
9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8 0 09-13
9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6 0 09-13
9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1 0 09-12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9 0 09-12
9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9 0 09-08
9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1 0 09-08
9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7 0 09-07
9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4 0 09-07
9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9 0 09-06
9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1 0 09-06
9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4 0 09-05
9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6 0 09-05
9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9 0 09-04
9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4 0 09-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