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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서 / 한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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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50회 작성일 17-10-24 09:17

본문

 

사이에서

 

   한용국

 

 

차를 마시는 동안

해가 하나 더 생겼다

햇살의 음계는

레와 도 사이

초록과 검정을 지나

뿌리내리는 발목

 

새가 물고 온

나무가 끌고 온

누군가 등 뒤에 매달고 온

의자들이 여기저기 박혀 있다

 

유리창 속으로

깊게 어두워 가는

오래 지쳐있는

바람을 부비는 바람의 그림자

 

무서운 미래도 환하기만 해서

숨을 고르며 앉아 있다

오늘 오후는 해가 두 개

나는 나에게

영원히 불가능한 소년의 얼굴

  

 —《현대시》2017년 6월호



 

 

1971년 강원도 영월 출생
2003년《 문학사상》신인상
건국대학 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그의 가방에는 구름이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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