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을 쓰고 / 김이듬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복면을 쓰고 / 김이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19회 작성일 15-09-09 09:08

본문

복면을 쓰고

 

 

김이듬

 

 

 

사과를 깎다가 텔레비전 켠다

심심한 일요일 밤에

음악 버라이어티쇼 복면가왕이란다

희한한 가면 쓰고 등장한 가수가 노래한다

 

누굴까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첫 토막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저 사람

사과 반쪽을 건네고 싶네

나머지 반도 나누고 싶다네

 

소백산 자락에서 수확했다는 이 붉고 새콤달콤할 사과 몇 알

훔쳐온 사람처럼 어서 없애고 싶네

 

스타킹을 벗겼을 때 홍안이었다네

편의점 앞에서 그 청년과 마주쳤던가

언젠가 어디쯤서 당신과 나 스치지 않았을까

태연히 토막살인 현장검증 마친 살인자의 모자 밑으로 보이던 입매

나는 한입 가득 사과를 깨물고

싼 게 왜 싼지 이유를 알게 되고

 

세상이 다 아는 일

숨기는 게 없다고 속삭이는 복면을 쓰고

진심으로 사랑해 아양 떠는 숙녀의 스타킹을 둘러쓰고

나도 속아 넘어가는 내 비장의 마스크가 있다는 거

자꾸 쓰다 보면 살결로 내장으로 스민다는 거

마스크 쓰고 시위 현장에 가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거

 

세상이 다 아는 노래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방청객은 눈물을 흘린다

 

물에 안 지워지는 화장품이 얼마나 많은지

석고 팩은 부담스럽다는 거

얇고 부드러운 피부복면일수록 속이 덜 비친다는 거

세상이 다 아는 거

홍옥 껍데기 깎는 것처럼 일도 아닌 일

 

다 아는 걸 쓰고 있는 내 피부 아래 흰 장갑이여 앙상한 손가락이여

내 안에서 자꾸 최초인 것처럼 떨며 흔들리는 은사시나무여 아니

노래 가사처럼 가시나무 가지인가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편한 곳 없어서

내 바깥으로 튀어나간

당신인가 나인가 안팎이 없는

어쨌든 결과 색이 나쁘지 않은 복면을 쓰고

    

 



경남 진주 출생
2001년 《포에지》등단
부산대 독문과 졸업. 경상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으로『별모양의 얼룩』,『명랑하라 팜 파탈』』『말할 수 없는 애인』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69건 3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5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9 1 01-30
15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1 0 01-30
15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5 4 01-29
15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0 0 01-29
15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5 1 01-29
15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 2 01-28
15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0 1 01-28
15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8 0 01-28
15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0 2 01-25
15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1 0 01-25
15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1 0 01-22
15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1 1 01-22
15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8 0 01-16
15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8 0 01-16
15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9 0 01-16
15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2 0 01-15
15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2 0 01-15
15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9 0 01-15
15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0 01-14
15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5 0 01-14
14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5 0 01-10
14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 0 01-10
14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9 0 01-09
14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4 0 01-09
14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0 0 01-09
14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6 0 01-08
14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1 0 01-08
14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9 0 01-08
14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 01-07
14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9 0 01-07
1489
소통 / 이 채 댓글+ 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8 0 01-04
1488
내 죄 / 이 성 댓글+ 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8 1 01-04
14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2 1 01-04
14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 0 01-03
14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3 0 01-03
14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3 0 01-03
14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0 0 01-02
14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8 0 01-02
14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8 0 01-02
14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5 1 12-31
14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6 2 12-31
14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0 0 12-31
14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7 0 12-27
14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2 0 12-27
14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6 0 12-27
14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2 12-26
14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2 0 12-26
14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1 1 12-26
14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3 1 12-24
14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 0 12-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