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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조율사 / 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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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27회 작성일 17-11-10 11:06

본문

바람 조율사

 

  김유석

  

우선,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웅크려

풀이 휘는 반대편의 장력을 익힌다.

중심에서 멀수록 팽팽히 당겨지는 뿌리의 힘을

꽁무니로 빨아들여 체액과 섞는다.

몸통이 부풀고 섬모가 돋는 발에

무엇인가 끈끈하게 만져질 때 

 

한 번 디뎌본다. 잎사귀가 휘저은 허공

주르르 내리는 것 같지만

수없이 겹쳐 있는 바람의 나선들에 휘감기는

그곳의 벼랑에서 집 짓는 법을 떠올린다. 

 

집은 현장이다. 배고픔과 포획

공것 같은 기다림을 한데 걸어둬야 하는 그곳은

가끔 저조차 헛짚을 만큼 휘청거려야 하므로

바람보다 질기고 유연한

풀잎과 풀잎, 그 흔들림을 얽는다. 

 

중심은 늘 움직여야 한다.

흔들림을 따라 이동하는 평형감각을

풀잎을 당겨가며 줄에 입힌 후

말랑한 사각 틀마다 양쪽의 허공을 끼워 넣으면 

 

살짝 들춰지는 망사 사이

파닥거리는 바람의 각선 

 

저 거미, 지금 바람을 조율하는 중이다.


 

kimyoosuk-140.jpg

 

1960년 전북 김제 출생
전북대 문리대 졸업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9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1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상처에 대하여』『놀이의 방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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