耳鳴 / 나희덕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耳鳴 / 나희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63회 작성일 17-11-15 10:37

본문

 

耳鳴

 

   나희덕

 

 

새로운 배후가 생겼다

그들은 전화선 속에서 숨죽여 듣고 있다가

이따금 지직거린다, 부주의하게도

 

그는 엿들으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어쩌면 그는 아주 선량한 얼굴을 지녔을지 모른다

절제된 표정과 어투를 지닌 공무원처럼

경험이 풍부한 외교관처럼

이삿짐센터 직원이나 택배기사처럼

무심한 얼굴로 초인종을 눌렀는지도 모른다

 

문 뒤에 서 있는 투명인간들

주차장 입구에서 현관문 앞에서 복도와 계단에서

우연히 마주친 듯 지나는 낯선 얼굴들

 

개 한 마리가 다가와

마악 내려놓은 쓰레기봉지를 킁킁거리다 사라진다

 

그러나 배후는 배후답게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어느 날 귓바퀴를 타고 들어와

잠복 중인 발소리

 

새로운 배후가 생긴 뒤로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귀가 운다

피 흘린다

풀벌레들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운다

한겨울에도 운다

끈질기게 끈질기게 고막을 파고든다

 

쉬잇, 그들이 복도를 지나고 있다

 

 

 —시 전문 계간지《발견》2017년 봄호

 

20070302134806197050752.jpg

 

1966년 충남 논산 출생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뿌리에게』『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사라진 손바닥』 『야생 사과』『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시론집『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반통의 물』 등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추천0

댓글목록

Total 3,172건 43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0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0 0 12-05
10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3 0 12-04
10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9 0 12-04
10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3 0 12-01
10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9 0 12-01
10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4 0 11-30
10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3 0 11-30
10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1 0 11-28
10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4 0 11-28
1063
집 / 이선영 댓글+ 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5 0 11-27
10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4 0 11-24
10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7 0 11-24
10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1 0 11-23
10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1 0 11-23
10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8 0 11-22
10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2 0 11-22
10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4 0 11-21
10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4 0 11-21
10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9 0 11-20
10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1 0 11-20
10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4 0 11-16
10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3 0 11-16
10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2 0 11-15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4 0 11-15
10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7 0 11-14
10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7 0 11-14
10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3 0 11-13
10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9 0 11-13
10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9 0 11-10
10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8 0 11-10
10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2 0 11-09
10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5 0 11-09
10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3 0 11-08
10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7 0 11-08
10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2 0 11-07
10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5 0 11-07
10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 0 11-06
10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0 0 11-06
10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0 0 11-02
10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6 0 11-02
10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6 0 11-01
10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7 0 11-01
10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0 0 10-31
10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7 0 10-31
10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9 0 10-27
10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7 0 10-27
10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8 0 10-26
10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3 0 10-26
10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1 0 10-24
10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1 0 10-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