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함박눈 총판 / 박형권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알뜰 함박눈 총판 / 박형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559회 작성일 17-12-01 09:06

본문

 

알뜰 함박 총판

 

  박형권

 

 

우리의 가난은 음악이어서

피아노를 항상 큰 방에 모셨다

좁은 집으로 이사하기 전에

우리의 자부심이었던 가난을 고작 삼천 원에 팔았다

—이건 버리는 비용이 더 들어요, 이걸로 따님 과자나 사주세요

팔려간 가난이 허기를 입고

지금 알뜰 피아노 총판에서 비발디를 연주한다

밤새 내린 눈 위에 또 눈이 내려

아내와 내가 두 마리의 펭귄처럼

뒤뚱뒤뚱 돈의 파고(波高) 높은 곳으로

삼 개월 밀린 공과금을 내러 가는 길

엄마 아빠 돈 빌려서 돈 내러 가는 기분 꿀꿀하실 테니

기분 좋아지라고 겨울을 연주한다

그래

네 목소리를 우리는 기억하지

음표였다가 콩나물 천원어치였다가

우리 식구들의 장엄한 청국장이었던 너의 악보를 기억하지

—그까짓 삼천 원 받지나 말 걸

뒤뚱뒤뚱 뒤뚱 미끄덩

알뜰 함박눈 총판 내 아내가 미끄러지고 만다

난 우리가 궁금하다

왜 미끄러지면 다시 일어나야 하는지

미끄러진 김에 누워 있으면 왜 안 되는 것인지

함박눈 저가로 공급해 주시는 이런 날에는

더 안 되는 것인지

 

phg.jpg

 

1961년 부산 출생
경남대학교 사학과 졸업
2006년 《현대시학》등단
시집 『우두커니』 장편동화 『돼지 오월이』『웃음공장』『도축사 수첩』 등

제17회 수주문학상, 제2회 애지문학회 작품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난이 음악이다.
아뇨. 삶이 음악이라 보죠.좁은 시각으로보면 그럴 수 있겠으나
구전민요,클래식과 재즈,팝,가요,동요가 있듯
원하지않는 옷을 걸친 것일 뿐 삶의 입은 옷은 다 다를테니 말이죠.
감사히 읽습니다.(__)

Total 3,178건 43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0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2 0 12-11
10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1 0 12-07
10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4 0 12-07
10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5 0 12-06
10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8 0 12-06
10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4 0 12-05
10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0 0 12-05
10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4 0 12-04
10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0 0 12-04
10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3 0 12-01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0 0 12-01
10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4 0 11-30
10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4 0 11-30
10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2 0 11-28
10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5 0 11-28
1063
집 / 이선영 댓글+ 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7 0 11-27
10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4 0 11-24
10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7 0 11-24
10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1 0 11-23
10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1 0 11-23
10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8 0 11-22
10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2 0 11-22
10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5 0 11-21
10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4 0 11-21
10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0 0 11-20
10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2 0 11-20
10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4 0 11-16
10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3 0 11-16
10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2 0 11-15
10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4 0 11-15
10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7 0 11-14
10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8 0 11-14
10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3 0 11-13
10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1 0 11-13
10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9 0 11-10
10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9 0 11-10
10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2 0 11-09
10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5 0 11-09
10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4 0 11-08
10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8 0 11-08
10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2 0 11-07
10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5 0 11-07
10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 0 11-06
10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0 0 11-06
10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1 0 11-02
10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6 0 11-02
10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7 0 11-01
10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7 0 11-01
10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0 0 10-31
10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8 0 10-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