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 문성해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벤치 / 문성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44회 작성일 17-12-05 13:52

본문

 

   문성해

 

 

 

나는 앉아 있었죠

더럽고 낡은 벤치 위에

 

벤치는 잠깐 머무는 곳

집이 아니므로

나는 어제의 누군가처럼 잠시 앉아

멍하니 호숫가 백조들을 바라보았죠

 

호수는 이 공원의 가장 깊은 악보

백조는 이 공원의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었으므로

 

나는 내일 도착할 우편물과

부랑자 시설에서 죽은 고모와

오랜 세월 이 공원에 오지 않았던 날들도 생각했죠

 

그리고 어느 해 겨울

부랑자 하나 서표처럼 꽂혀 있던 이곳과

그의 두꺼운 외투와 내용을 알 수 없는 보퉁이들도

 

그리고는 읽어 내려갔죠

그해 겨울 이곳의 주인이고 살림이고 체온이었던 그를

오래 펼쳐진 채 잠과 침과 얼룩으로 두툼해진

그의 페이지들을

 

악보도 선율도 어둠 속으로 스러지면

읽히지 않으려 서둘러 떠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들었죠

조용히 나의 한 페이지가 넘겨지는 소리를

 

오래된 공원에

두툼한 우편번호 책처럼 펼쳐진 벤치가 있죠

아주가끔씩 독서광인 나비가 앉았다 가죠

 

 —《시사사》2017년 9-10월호

 

 

경북 문경 출생

영남대 국문과 졸업
1998년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자라 』『 아주친근한 소용돌이』『입술을 건너간 이름』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3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3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1 0 10-26
13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9 0 10-27
13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0 0 10-27
13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8 0 10-31
13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0 0 10-31
13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7 0 11-01
13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7 0 11-01
13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6 0 11-02
13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1 0 11-02
13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1 0 11-06
13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2 0 11-06
13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5 0 11-07
13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2 0 11-07
13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9 0 11-08
13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4 0 11-08
13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6 0 11-09
13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3 0 11-09
13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9 0 11-10
13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2 0 05-27
13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9 0 11-10
13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1 0 11-13
13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4 0 11-13
13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8 0 11-14
13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9 0 11-14
13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5 0 11-15
13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3 0 11-15
13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5 0 11-16
13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4 0 11-16
13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3 0 11-20
13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1 0 12-04
13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1 0 11-20
13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6 0 11-21
13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5 0 11-21
13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4 0 11-22
13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0 0 11-22
13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1 0 11-23
13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2 0 11-23
13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0 0 11-24
13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5 0 11-24
13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0 0 02-25
1338
집 / 이선영 댓글+ 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8 0 11-27
13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7 0 11-28
13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2 0 11-28
13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5 0 11-30
13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5 0 11-30
13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0 0 12-01
13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5 0 12-01
13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1 0 12-04
13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4 0 12-04
13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1 0 12-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