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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 윤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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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13회 작성일 17-12-27 10:05

본문

 

윤준경

 

 

못생긴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큰 딜레마인데

나는 어떻게든 나를 감추고

털고 닦고 깎고 칠하며 척, 하고 산다

척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있는 척

아는 척

착한 척

뒤에서는 호박씨 까지만 아닌 척,

아무짝에 쓸모없는 나를 봐주는 건 그래도

척 때문인데,

척은

처 억 탄로가 난다

못생긴 것은 아무리 가려도 1분 안에 탄로가 나고

무식한 것은 길어야 한 시간 안에

없는 것은 한 달 안에

착하지 않은 것은 1년 안에,

 

그래서 나는 누구에게도 1년 이상 남지 못한다

끊임없이 척을 생산해야한다

1분씩 한 시간씩 한 달씩 1년 씩

오늘도 나를 지탱해주는 척!

- 윤준경 시집 시와 연애의 무용론(2017. 시학)에서

 

 

 

경기도 양주 출생

1973년, 1978년 주부백일장 입상 

시집 나 그래도 꽤 괜찮은 여잡니다』 『우이동사람들

다리 위에서의 짧은 명상』 『새의 습성』 『시와 연애의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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