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바라기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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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32회 작성일 18-01-09 10:42본문
개밥바라기
김종태
파르르 떨며 마지막 숨 몰아쉬는 새의 부리는 짙은 풀냄새를 흘린다
유리창에 그린 독수리 발톱으로 돌진하던 새들 주검이 보도블록으로
널브러진 도심의 저녁이다 동전 넣으면 드라이플러워는 향기의 가운을
늘어뜨리고 행인들 발걸음을 멈추고 마론 인형들 나란히 누운 거리로
시간은 느렸다 보랏빛 망토 두른 가로등 옆으로 차들은 속도를 줄이고
상점들은 희미한 입김을 불어댔다 실눈을 뜨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
허공의 개밥바라기는 오늘따라 교교하다
- 《시산맥》 2017년 거울호에서
경북 김천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및 同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1998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으로 『떠나온 것들의 밤길』 『오각의 방』 등
제4회 청마문학연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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