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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선 / 한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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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07회 작성일 18-01-12 14:57

본문

자오선

 

  한성례

 

 

  언제든 교환 가능한 일상, 필요 없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어 늘 결론부터 말하는

습관이 붙었다.

 

  자오선은 변경 가능한 기준, 어떤 자오선을 기준으로 삼을까. 그리니치 천문대가

기준이면 유라시아는 동쪽이고 미국은 서쪽, 뉴질랜드와 베링해 자오선이 기준일 경우

유라시아가 서쪽이고 미국은 동쪽, 선 하나만으로 존재는 등을 돌린다.

 

  장소를 관리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다. 오로지 현재를 두드리고 있을 뿐이다.

남극과 북극을 지나는 상상의 선. 우리들 내부에 가득한 수많은 선. 지구를 남과 북으로

자르든, 우주를 좌우로 자르든 어차피 반원의 세계다. 우리들 물통은 항상 반밖에 차지

 않는다.

 

  당신의 몸속을 순환하는 물, 물의 탱크인 당신의 몸. 통속에 반쯤 담겨 세차게 출렁이는

물을 상상한다. 문득 그 담수 같은 희열을 환한 태양에 비춰보고 싶다.

 

  뜨겁게 끓어오르는 물, 그 투명한 의지가 비등점에서 소용돌이친다. 수직으로 교차하는

빛의 섬광이 눈을 찌른다.

 

  생존하는 것들은 배신당해가며 일상을 견딘다. 무엇 하나 새롭지 않은 일상은 이름을

부를 때마다 사라져간다.

 

  누구나 앞을 향해 걸어간다. 고정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스스로 자전을 한다. 빙글빙글

걸어가며 교환 가능한 순간을 찾는다.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가지만 간혹 태양은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밀어닥칠 때도 있다.

눈부신 그 빛이 한꺼번에 쏟아질 때도 있다.

 

 

- 시산맥2017년 겨울호에서

 

 

한성례.jpg


1955년 전북 정읍에서 출생

세종대학교 일문과와 동 대학 정책과학대학원 국제지역학과 일본학 석사 졸업

1986시와 의식으로 등단

한국어 시집 실험실의 미인, 일본어 시집 감색치마폭의 하늘은, 빛의 드라마

번역서 숨쉬는 오른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세상의 균열과 혼의 공백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은하철도의 밤』 『나를 조율한다등 다수

1994년 허난설헌 문학상, 2009년 일본 시토소조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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