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역에서 / 장옥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수유역에서 / 장옥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52회 작성일 18-01-19 16:36

본문

유역에서

 

  장옥근

 

 

서정춘 시인이 사십 년 걸쳐 썼다는 종소리가

지하 수유역에도 가루가루 우는데

수유역 4-4구역 의자에

부러진 삭정이처럼 노인이 누워 있다 마디마디 풀려서

팔과 다리가 축 처지고 눈을 닫아 버렸다

더 가야 하는데 조금 더 가야 하는데 왜 이렇게 기운이

없지? 철들지 않을 때부터 달려왔는데,

수유3동 콩나물 놀이터 옆 에미 없는 일곱 살 다섯 살

손주들이 있는 청안빌라 내 집까지 가야만 하는데

짧은 겨울해가 붉게 멈칫거리는 북한산에

검은 까마귀 한 마리 길게 날아간다

단단해져야 할 세월을 한 귀퉁이도 무심으로 넘지 못했으니

가느다란 바지 끝에 찬바람이 스칠 때마다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도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내 삶 한 켠에 자라나는 올망졸망 다섯

내 새끼들 배를 채워 주기 위해

얼마나 손마디 굵은 시간들을 보냈던가

예기치 않는 곳에서 불쑥 삶의 끝자락을

마주한 그가 지금

어느 날 지하철 창문에 스치듯 비치던

제 모습을 다시 바라본다

눈을 감은, 벙그러진 입속으로

어머니의 붉은 젖꼭지가 들어온다

 

- 장옥근 시집 눈많은 그늘나비처럼(2017, 문학들)에서

 

 

jok.jpg

전남 구례 출생

전남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2013시와 경계로 등단

시집 눈많은 그늘나비처럼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2건 4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1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0 0 03-22
11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9 0 03-20
11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5 0 03-20
11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9 0 03-19
11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2 0 03-19
11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8 0 03-15
11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2 0 03-15
11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3 0 03-14
11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3 0 03-14
11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0 0 03-13
11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0 0 03-13
11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1 0 03-06
11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4 0 03-05
11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6 0 03-05
11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8 0 03-02
11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9 0 03-02
11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5 0 02-28
11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7 0 02-28
11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5 0 02-27
11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 0 02-27
11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2 0 02-26
11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3 0 02-26
11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9 0 02-23
11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1 0 02-23
11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1 0 02-21
11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7 0 02-21
11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2 0 02-20
11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4 0 02-20
11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9 0 02-19
11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2 0 02-19
11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4 0 02-14
11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4 0 02-14
11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4 0 02-12
11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6 0 02-12
11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0 0 02-09
11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9 0 02-09
11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9 0 02-07
11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8 0 02-07
11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7 0 02-05
11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5 0 02-05
11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2 0 02-02
11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1 0 02-02
11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0 0 01-31
11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1 0 01-31
11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2 0 01-30
11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8 0 01-30
11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0 0 01-29
11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3 0 01-26
11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4 0 01-26
11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3 0 01-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