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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 겹겹의 / 유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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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40회 작성일 18-04-19 15:27

본문

 겹겹, 겹겹의

 

    유희경




  오래 바라본 사람은 알지 창밖에는 겹겹의 시간이 있다는 것을 느리게 공원처럼 느리게

우산을 쓰고 가는 사람과 우산을 쓰고 가지 않는 사람과 우산이 없는 사람과 우산을 펴지

않는 사람의 공원처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날아올랐다가 공원이 공중을 빙그르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비둘기들처럼 그러고 난 뒤에는 어쩐지 같은 것은 없게 되어버리고

이미 지나가버렸고 돌이킬 수 없게 되었으나 여전히 오지 않는 느닷없는 때가 겹겹 놓여

있다는 것을 그 모든 일이 동일한 요일이거나 동일한 날씨에 있거나 그렇지 않거나 기억할

수 없으나 버릴 수도 없게 비좁게 모여 있고 새겨지고 느리고 천천히 느닷없이 생기는 겹

놓인 그런 시간은 그들이고 그들의 날들이고 나는 끼어들 차례를 놓친 채 선 밖에서 자꾸

주머니에 손을 넣고 뒤척거리게 되는 그런 시간이 있다는 것을 오래오래 바라본 사람은 알게

되는 것이다 글자나 사랑의 논리 따윈 통용되지 않는 그런 시간이 있다는 것을 곧 내 이른

겨울밤이 찾아와 느리지도 천천할 까닭도 없이 어둑어둑해져 올 때 손을 씻다가 멈추고 오래

거울을 들여다보는 사람처럼 누군가는 깊게 잠이 들 것이라는 것도

 

-《문학동네2016. 겨울호에서



 
유희경.jpg

1980년 서울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 졸업

2008<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오늘 아침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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