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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지구 / 이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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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30회 작성일 18-05-17 10:27

본문

보금자리주택지구

 

    이선이

 

 

숟가락이 축나고

아파트는 생각을 줄였습니다

 

허리끈이 해지고

말도 평수(坪數)를 줄였습니다

 

의자를 권하는 오후께로

쥐눈이콩만한 볕이 와서 졸다 갔습니다

 

좁고 시린 미간(眉間)

너머

 

주름을 펼쳐

벽오동 한 그루 심었습니다

 

구름을 헐어

오동꽃 몇 송이 빈 가지에 앉혔습니다

 

쪽창에 걸린

낮고 느린 심장 박동 수

 

길고양이 급식소 나무현판이

희미해질 무렵

 

허공을 내려

흰 등을 걸었습니다

 

- 계간 포지션(2017년 겨울호)

 

 

 

leesunlee-150-1.jpg


 1967년 경남 진양 출생

1991문학사상등단

시집 서서 우는 마음과 평론집 생명과 서정

상상의 열림과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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