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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나무 소네트 / 신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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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59회 작성일 18-06-1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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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나무 소네트

 

    신정민

 

 

꿈틀거리는 애벌레 속으로

앵두나무 몸을 밀어 넣는다 밀어 넣을 때마다

애벌레 더욱더 꿈틀거린다 붉은 열매 6월이 꿈틀꿈틀

끌려 들어간다 허물 벗는 초여름마저 기어들자

우화를 꿈꾸는 앵두나무

날개 달고 세상 훨훨 날아 볼 양인데

뭐가 부족한지 자꾸만 두리번거린다

인적 없는 한 날 잡아 해탈하리라던 징그러운 약속

앵두나무라고 부르면 죽어 버릴 앵두나무

앵두나무 이름 전의 앵두나무

날갯죽지 가려워지길 기다린다

애벌레 몸속에서 앵두 붉게 익어 가는데

기별 없는 우화, 애타는 나무 한 그루

애벌레 몸속에서 꿈틀, 또 꿈틀거린다

 

- 신정민 시집 뱀이 된 피아노(천년의 시작, 20132)에서

 

 

 




전북 전주 출생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집『꽃들이 딸꾹』『뱀이 된 피아노』 』『나이지리아의 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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