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는 낮잠 / 박민규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어김없는 낮잠 / 박민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60회 작성일 18-06-21 08:34

본문

어김없는 낮잠

 

    박 강

 

 

나는 낮에 쉰다, 움직이는 것들을

정지시키기 위하여

끝장내기 위하여, 그것은

한때의 철없던 꿈

부끄럽지 않은 시인이 되는 꿈

 

북상의 궤적을 만들어 내려 애쓰는

남태평양의 작은 태풍에게도

꿈은 있지

예상 가능한 것들은 낮에 움직이므로

그 중심에서

구름들에게 속삭이는 난류의 바다가 되는 것

휘몰아치는 목소리가 되는 것


오늘도 낮에 쉬면서 나는

이 거리에서

소용돌이치는 것들을 보고 있다, 모두가

그물에 잡혀 놀란 물고기 눈빛

살려거나

발버둥치거나 그것은 잠깐

도마 위에서 토막 나는 것도 잠깐


밤마다 악몽 속에서

잠깐씩 나는 잠을 이어갔고

충혈된 눈으로 새벽을 마주했다, 빛의 그물이

온 세상에 던져지고

건져 올려진 사람들이 어딘가로 운반될 때


그물코 사이로 용케 빠져나온 게 나라면

자유롭게 바다를 헤엄쳐온 게 나라면

꿈을 꾸고 이룬 삶, 하나

오후마다

왜 이렇게 졸리고 슬픈가

햇살은 사람들의 고통을 덮어주는 마취제

왜 나에게만 가혹한가


북상의 궤도 속에서

지느러미를 다친 모양이야

심해의 바닥으로 나는 추락하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는 낮잠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배를 들어내고 눈을 감는다

 

- 계간 시작》  2017년 봄호 

 


박강.jpg

1973년 인천 출생

고려대 국문과 졸업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

2007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박카스 만세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5건 39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2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1 0 07-10
12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8 0 07-09
12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9 0 07-09
12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2 0 07-06
12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0 0 07-06
12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8 0 07-05
12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5 0 07-05
12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7 0 07-03
12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8 0 07-03
12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1 0 07-02
12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8 1 07-02
12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9 0 06-29
12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4 0 06-29
12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2 0 06-26
12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9 0 06-26
12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0 0 06-25
12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7 0 06-25
12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3 0 06-25
12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4 0 06-22
12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5 0 06-22
12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5 0 06-21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1 0 06-21
12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3 0 06-20
12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1 0 06-20
12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2 0 06-19
12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8 0 06-19
12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7 0 06-18
12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 0 06-18
12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2 0 06-16
12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8 0 06-16
12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6 0 06-12
12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7 0 06-12
12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4 0 06-11
12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9 0 06-11
12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9 0 06-05
12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1 0 06-05
12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3 0 05-31
12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1 0 05-31
12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7 0 05-24
12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3 0 05-24
12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6 0 05-23
12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5 0 05-23
12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6 0 05-18
12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7 0 05-17
12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6 0 05-17
12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6 0 05-16
12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0 0 05-16
12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6 0 05-15
12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0 0 05-15
12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5 0 05-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