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깻잎을 묶으며 / 유홍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들깻잎을 묶으며 / 유홍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42회 작성일 15-09-25 08:50

본문

들깻잎을 묶으며

 

유홍준

 

 

추석 날, 어머니의 밭에서

동생네 식구들이랑 어울려 깻잎을 딴다

이것이 돈이라면 좋겠제 아우야

다발 또 다발 시퍼런 깻잎 묶으며 쓴웃음 날려보낸다

오늘은 철없는 어린것들이 밭고랑을 뛰어다니며

들깨 가지를 분질러도 야단치지 않으리라

가난에 찌들어 한숨깨나 짓던 아내도

바구니 가득 차오르는 깻잎 이파리처럼 부풀고

맞다 맞어, 무슨 할 말 그리 많은지

소쿠리처럼 찌그러진 입술로

아랫고랑 동서를 향해 연거푸 함박웃음을 날린다

어렵다 어려워 말 안해도 빤한 너희네 생활,

저금통 같은 항아리에 이 깻잎을 담가

겨울이 오면 아우야

흰 쌀밥에 시퍼런 지폐를 척척 얹어 먹자 우리

들깨냄새 짙은 어머니의 밭 위로 흰구름 몇 덩이 지나가는 추석 날

동생네 식구들이랑 어울려 푸른 지폐를 따고 돈다발을 묶어보는

아아, 모처럼의 기쁨!

 

 

 

commonCAXIGUZ8.jpg 
 

 

1962년 경남 산청 출생
1998년 ≪시와 반시≫로 등단
2005년 제1회 젊은 시인상 수상
2009년 제1회 시작 문학상 수상
28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집  『상가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2건 1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7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0 1 02-16
27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 1 02-18
27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4 1 02-18
27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1 1 02-18
27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1 1 02-21
27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2 1 02-23
27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0 1 02-22
27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1 02-23
27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1 1 02-23
27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1 1 02-24
27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8 1 02-28
27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 1 02-28
27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8 1 02-28
27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2 1 03-04
27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1 03-04
27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1 03-07
27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0 1 03-08
27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1 03-08
27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9 1 03-08
27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1 03-10
27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9 1 03-10
27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6 1 03-13
27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1 03-13
26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 1 03-15
26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1 03-15
26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1 03-15
26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4 1 03-16
26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1 03-15
26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 1 03-16
26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1 03-16
26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1 03-17
26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1 1 03-17
26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1 03-17
26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 1 03-20
26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9 1 03-23
26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1 03-22
26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3 1 03-22
26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1 03-23
26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1 1 03-23
26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 1 03-25
26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 1 03-28
26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4 1 03-29
26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2 1 03-02
26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1 03-29
26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1 03-01
26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0 1 03-31
26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9 1 03-31
26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1 04-04
26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1 04-05
26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 1 04-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