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 이발소 / 구광렬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건전 이발소 / 구광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56회 작성일 18-06-25 08:46

본문

건전 이발소

 

    구광렬

 

  머리를 깎는 동안 이발사는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딸이 농협에 취직했다, 휘발유보다 경유가

더 비싸지겠다, 보일러가 터졌다 하지만 이야기의 반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벽에 걸린 그림 때문이었다

어미 개와 강아지 열 마리를 그리고 있는, 한 화가를 그린 그림이었다 그중 한 마리가 캔버스 밖으로 발을

내밀어, 그림 속 화가에게 건네고 있었다 그림 속 그림의 강아지의 웃음, 그림 속 화가의 웃음, 그림 밖 내

웃음이 삐거덕거리지 않고 번져나갔다 그제야, 자신의 말을 건성으로 들었다는 걸 안 이발사, 웃었다

 

    밖으로 나오니, 함박눈이 내렸다 건너 성당의 마리아상 속눈썹에까지 쌓일 기세였다 공원놀이터가 보이고,

빈 그네 위에 흰 눈이 쌓이고, 고요한 밤, 소시민을 위한 밤이 될 듯했다 단지, 머리카락을 잘랐을 뿐이건만

뇌수술을 받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담벼락에 주차되어있는 내 디젤 짚을 보는 순간, 20년 된

보일러가 떠오르고, 10년 째 취직 못하는 아들놈이 떠올랐다 그렇게 풍경은 그림이 되고 있었지만, 난 그림

밖에 있었다

   정녕 그 그림을 그린 화가도 웃었을까 시동을 걸기도 전에, 그림 속 강아지 발이 그리웠다

 

 


구광렬시인.png


1956년 대구 출생

멕시코 국립대학교(UNAM)에서 중남미문학을 공부

1986년 멕시코 문예지 마침표 El Punto에 작품을 발표하며 중남미문단에 등단

한국문단에서는 오월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 및 현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작활동을 시작

한국어 시집으로 슬프다 할 뻔했다』 『불맛

하늘보다 높은 땅(La tierra más alta que el cielo) 팽팽한 줄 위를 걷기(Caminar sobre la cuerda tirante) 등 다수의 스페인어 시집

UNAM 동인상, 멕시코 문협 특별상, 브라질 ALPAS XXI 라틴시인상 International 부문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5건 39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2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1 0 07-10
12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8 0 07-09
12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9 0 07-09
12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2 0 07-06
12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0 0 07-06
12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8 0 07-05
12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5 0 07-05
12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7 0 07-03
12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8 0 07-03
12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1 0 07-02
12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8 1 07-02
12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9 0 06-29
12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4 0 06-29
12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2 0 06-26
12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9 0 06-26
12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0 0 06-25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7 0 06-25
12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2 0 06-25
12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4 0 06-22
12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5 0 06-22
12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5 0 06-21
12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0 0 06-21
12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2 0 06-20
12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0 0 06-20
12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2 0 06-19
12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8 0 06-19
12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7 0 06-18
12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 0 06-18
12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2 0 06-16
12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8 0 06-16
12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6 0 06-12
12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7 0 06-12
12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4 0 06-11
12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9 0 06-11
12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9 0 06-05
12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9 0 06-05
12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3 0 05-31
12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1 0 05-31
12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7 0 05-24
12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3 0 05-24
12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6 0 05-23
12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5 0 05-23
12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6 0 05-18
12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7 0 05-17
12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6 0 05-17
12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6 0 05-16
12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0 0 05-16
12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6 0 05-15
12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0 0 05-15
12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5 0 05-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