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꽃을 건너는 동안 / 조연향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꽃이 꽃을 건너는 동안 / 조연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05회 작성일 18-06-29 09:41

본문

 

이 꽃을 건너는 동안

    

    -황매실

 

 

깊은 산골입니다 눈 내리고 산그늘이 지면

꽃잎마다

 

푸른 잎의 우산을 받쳐도 온몸이 흠씬 젖습니다

초인의 눈 속으로 운석이 흘러드는 밤

뻐꾹, 구름이 울어대고 마을에 또 무슨 일 터졌나요

 

천둥이 깨지고 바닷물 뒤집혀도 호랑이 이빨 자국 지우듯 정신 차려 팔랑입니다

수상한 그늘이 펄럭이고, 강물이 넘쳐흐르는 동안

제 생을 익히듯 꽃은 속내를 익힐 뿐입니다

 

꽃이 꽃을 건너는 동안,

새콤한 속내를 생각하는 동안

 

어느 날은 누군가 매화꽃 그늘에 와서 밀어를 흘리고 가고

또 어느 날은 얼굴 없는 시체가 썩어 문드러진다고

새들이 천둥 속에서 그렇게 퍼덕거렸던가요

배꼽부터 물들이는 돌연변이의 봄밤도 미친 명약입니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꽃열매인들 나뭇가지에 앉아

 

땅의 일들을 못 보았겠습니까

누가 저 꽃벌레를 살해했는지 꽃벌레가 스스로 목을 매었는지

 

번개가 지나도 바람은 묵비권입니다 알 수 없는 염병이 홀연히 산비탈을 휘돌아가고,

풀리지 않는 의문처럼 달빛은 원시림입니다

끝내 가보지 못해도 눈에 선한 그 마을의 서사가 새콤하게 한 문장으로 익었습니다

 

 

경북 영천 출생
199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2000년《시와시학》등단
경희대 국문과 박사학위 취득
시집『제 1초소 새들 날아가다』『오목눈숲새 이야기』『토네이토 딸기』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4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1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0 0 04-30
11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3 0 04-30
11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4 0 05-02
11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4 0 05-02
11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9 0 05-04
11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1 0 05-04
11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5 0 05-08
11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7 0 05-08
11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2 0 05-09
11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7 0 05-09
11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9 0 05-10
11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2 0 05-10
11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0 0 05-11
11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7 0 05-11
11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2 0 05-15
11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8 0 05-15
11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0 0 05-16
11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8 0 05-16
11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7 0 05-17
11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8 0 05-17
11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7 0 05-18
11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7 0 05-23
11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7 0 05-23
11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5 0 05-24
11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7 0 05-24
11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3 0 05-31
11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6 0 05-31
11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3 0 06-05
11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1 0 06-05
11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8 0 08-23
11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2 0 06-11
11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6 0 06-11
11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8 0 06-12
11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6 0 06-12
11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8 0 06-16
11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3 0 06-16
11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1 0 06-18
11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8 0 06-18
11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0 0 06-19
11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5 0 06-19
11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0 02-14
11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2 0 06-20
11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4 0 06-20
11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4 0 06-21
11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7 0 06-21
11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5 0 06-25
11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8 0 06-25
11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4 0 06-25
11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2 0 06-26
11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2 0 06-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