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에 서서 / 이근화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세상의 중심에 서서 / 이근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78회 작성일 18-07-05 13:14

본문

세상의 중심에 서서

 

   이근화

 

 

 

도서관을 세웠습니다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책을 날마다 주워 와서

번호를 매기고

뜯긴 책장을 붙였습니다

나란히 꽂았습니다

 

캄캄하고 냄새가 나서

나는 이곳이 좋아요

조금 더럽고 안락해서

날마다 다른 꿈을 꿉니다

 

도서관이에요

책들은 하룻밤이 지나면

숨을 쉬고

이틀 밤이 지나면

입술이 생기고

사흘째 팔다리가 태어납니다

나흘째 사랑을 나누고

 

먼지가 가라앉습니다

나는 뻘뻘 땀을 흘리며

혼자 길고 긴 산책을 합니다

멀리서 책을 한 권 또 주워 왔습니다

 

이번에는 코가 없고

감기에 걸린 놈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했어요

함께 커피를 마시고

토론을 했습니다

불을 다 끈 도서관에서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세상의 중심에 서서

구멍 난 내일을

헌신짝 같은 어제를

조용히 끌어안았습니다

도서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우리였기 때문입니다

 

  ⸻⸻⸻⸻⸻⸻

  *출판사들이  원하지 않는 서정적이고, 신들린 것 같은 미국의 저술을 모으는 일이야(리처드 브라우티건, 임신중절).


 

            계간 :든시2018년 여름호


PYH2009070101660000500_P2.jpg


 

 

1976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
2004년 ≪현대문학≫ 등단
2009  윤동주 젊은 작가상 수상
시집 『칸트의 동물원』『우리들의 진화』『차가운 잠』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2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8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2 0 07-03
18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4 0 09-04
18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9 0 06-18
18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5 0 09-12
18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2 0 02-20
18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1 0 06-05
18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7 1 07-24
18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6 0 06-28
18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0 0 06-29
18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9 0 07-03
18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9 0 08-14
18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1 0 07-24
18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0 0 06-26
18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4 0 10-10
18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3 0 06-21
18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9 0 07-09
18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8 0 07-03
18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6 0 06-12
18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4 0 03-19
18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1 1 08-23
18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8 0 06-18
18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7 0 06-12
18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5 0 11-08
18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4 0 08-03
18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4 0 08-22
18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8 0 08-23
18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3 0 10-17
18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0 3 12-06
18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5 0 02-25
18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4 2 11-09
18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5 0 08-21
18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5 2 11-16
18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8 0 08-28
18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2 0 06-25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9 0 07-05
18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8 0 09-10
18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7 0 07-19
18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6 0 08-16
18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6 0 08-16
18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3 0 06-25
18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3 1 09-07
18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8 0 06-25
18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7 0 03-27
18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4 1 07-24
18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1 0 07-02
18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3 0 04-02
18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9 1 03-22
18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9 3 12-20
18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4 1 06-24
18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1 0 09-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