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음계 / 하재연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잘못된 음계 / 하재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68회 작성일 18-07-05 13:17

본문

잘못된 음계

 

   하재연

 

 

그 여름에 시작되었습니다.

붉음이 우리를 덮었고

붉음은 이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붉음은 아픔으로 불렸습니다.

 

붉음의 원인이 날씨일가

우산을 펼치면 나의 그림자가 잘려나갔습니다.

붉음은 우주로부터 온 것일까

겨울만 있는 나라들의 이름을 손꼽았습니다.

 

눈송이로 만든 알약이 혀 위에서 녹는 꿈에서 깨어나

흰 알약들을 삼키고 다시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의 겨울에서도 나는 희어질 수가 없었습니다.

 

, 그리고 여름이 지나고

무수한 처방전들이 손바닥 위에 쌓이고

겨울은 우리의 행성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처방전을 복기하느라 잊은 단어들이 나의 몸속에서

먼지의 시체처럼 부스스 떨어져 쌓였습니다.

시체의 먼지들을 먹고 붉음은 더욱 붉어졌습니다.

 

당신의 원인이 당신인 것처럼

붉음이 너로부터 비롯되었으니

당신은 사라져 주어야겠군요,

검은 옷으로 붉음을 가린 그들의 말 앞에

나의 붉음은 불타올랐습니다.

 

검은 재가 쌓인 땅 위로

우주로부터 전송된

하얗고 차가운 음표들이 떨어져 내렸습니다.

 

  -월간 현대시20184월호



 

 

1975년 서울 출생
고려대 국문과와 대학원 박사과정
2002년 제1회 《문학과 사회》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라디오 데이즈』『세계의 모든 해변처럼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5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2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8 0 07-12
12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9 0 07-12
12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3 0 07-11
12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6 0 07-11
12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1 0 07-10
12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2 0 07-10
12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8 0 07-09
12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9 0 07-09
12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2 0 07-06
12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0 0 07-06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9 0 07-05
12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8 0 07-05
12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8 0 07-03
12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9 0 07-03
12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1 0 07-02
12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8 1 07-02
12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9 0 06-29
12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4 0 06-29
12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2 0 06-26
12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0 0 06-26
12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1 0 06-25
12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8 0 06-25
12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3 0 06-25
12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6 0 06-22
12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6 0 06-22
12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6 0 06-21
12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3 0 06-21
12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3 0 06-20
12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2 0 06-20
12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4 0 06-19
12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0 0 06-19
12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8 0 06-18
12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8 0 06-18
12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3 0 06-16
12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8 0 06-16
12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6 0 06-12
12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7 0 06-12
12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5 0 06-11
12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9 0 06-11
12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9 0 06-05
12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1 0 06-05
12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4 0 05-31
12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2 0 05-31
12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7 0 05-24
12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3 0 05-24
12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7 0 05-23
12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6 0 05-23
12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6 0 05-18
12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8 0 05-17
12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7 0 05-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