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핀 배꽃 / 이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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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95회 작성일 18-07-26 15:32본문
가을에 핀 배꽃
이만구
여름내 시름시름 앓던 배나무 쪽배 몇 개 일찍 떨구더니 가을 들어 하얀 배꽃 피우고 있다
꽃은 열매 맺으려는 것일 텐데, 심한 더위에 한 석 달 앓더니 무슨 일로 하얀 꽃 피우는가
대추알은 사과보다 큰 씨 품고 갈색 껍질 안에 잘 익어 가는데, 철 지난 배꽃이 창백하게 피었다
쏟아질 듯 흔들리는 붉은 단풍잎, 숲 속 토실한 밤송이 열림은 저 한 떨기 이유 없이 핀 꽃 때문일까
뜰 안에 피어난 가을 배꽃 속에서 애절한 가을 향기 배어나고 못다 한 꿈 한 열흘쯤 피우고 있다
― 《시와정신》 2018년 여름호
1958년 전북 군산 출생
1981년 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
1990년 오레곤 주립대 공학박사
2017년 《미주가톨릭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
2018년 계간 《시와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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