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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잡이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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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62회 작성일 18-07-26 15:39

본문

총잡이


     이동호

 


  

며칠째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권총만 종일 만지작거린다

몸속에 총알이 가득 찰 때마다 몸이 근질거리는 것은

내가 타고난 총잡이이기 때문이다

난사亂射는 하수나 하는 짓이다

나는 화장실 변기통을 향해 권총을 정조준한다

총알에 맞은 물들이 튀어 올랐다가 축 늘어진다

죽은 물은 관을 타고 정화조에 가 묻힌다

정화조는 죽은 물들의 공동묘지이다

며칠째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속상했다

은행에 강도가 침입했으면 좋겠다

나는 종일 텔레비전을 켜놓고 강도를 응원하며,

그가 영원히 잡히지 않기를 신에게 빌 것이다

나나 당신이나 시건장치를 풀 용기가 없는 자이다

사타구니에 총을 차고 수시로 은행 문을 드나들겠지만,

총을 한번 폼 나게 제대로 빼어든 적 있는가

텅 빈 통장의 잔고를 확인하며

총알이 박힌 듯 아프게 은행 문을 돌아서 나왔던

불쌍한 당신이나 나나,

축 늘어진 총구를 세워 달마다 여자 몸속의

둥근 표적을 향해 무수히 연습 사격을 한들,

총알 낭비 아니겠는가



- 이동호 시집『총잡이』(애지, 2018)

 

 

 

이동.jpg


1966년 경북 김천 출생

대구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및 성균관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졸업

2004<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조용한 가족총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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