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경전 / 조경희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뜨거운 경전 / 조경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77회 작성일 15-10-01 10:02

본문

거운 경전(經傳)

 

   조경희

 

 

배고픈 이의 한끼니 빵도

푸른 내일의 새싹 한잎 틔울 종자(種字)도 되지 못한,

한가지 바람은

생의 꽃 활짝 피워보는 일

 

바람의 수레를 타고 흐르는 시간을 거슬러 흰 눈 내리는 거리를 지나자

이내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날리고 있었네

 

전생에 내가 살았던 마굿간 처마 밑

수염이 허옇게 센 깡마른 노인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골동품처럼 앉아 있었네

그가 멈춰진 시간의 태엽을 다시 돌리며

품안의 경전을 꺼내 내밀었네

  

활활 타오르는 경전

뜨거운 말씀 읽다보면 길은 수미산으로 향하고, 불꽃을 유희(遊戱)하듯

억겁(億劫)의 시간 오가며 맨몸으로 읽었네

읽으면 읽을수록 안으로 단단히 구워지는

무념무상(無念無想)의 몸 어느새 아득해지고 있었네

  

마침내 종이 울리고

시간의 톱니바퀴는

뻥튀겨진 시간의 문 앞에

날 데려다 놓았네

  

문이 열리며

내 몸은 한송이 꽃 되어 활짝 부풀고

노인은 오래 된 비밀처럼 푸른 옥수수밭 속으로 사라졌네

  

시간을 여행중인 바람은 거리마다 벚꽃을 피워놓은 채 안데스 산맥으로 떠나버리고

한 손에 강냉이를 들고 환하게 웃는 다정한 연인들

 

 

 

 

 

조은.jpg


충북 음성 출생
2007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2건 5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4 1 10-19
29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4 0 03-14
29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3 0 12-07
29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3 0 01-26
29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0 0 08-11
29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9 0 02-19
29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8 1 08-03
29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7 0 01-06
29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5 1 01-04
29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4 1 08-31
29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3 1 09-03
29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2 0 10-01
29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1 0 12-16
29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8 0 10-28
29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8 2 08-24
29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7 1 04-11
29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6 0 08-11
29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3 1 08-21
29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3 0 03-04
29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2 0 08-22
29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1 0 01-25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8 0 10-01
29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6 0 11-04
29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5 0 11-13
29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4 1 08-31
29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3 0 02-18
29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1 0 01-22
29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1 0 02-12
29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0 0 11-03
29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0 0 02-15
29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9 0 12-09
29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5 0 11-17
29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5 0 04-08
29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1 0 01-06
29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0 0 04-18
29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6 0 12-23
29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0 0 11-06
29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9 0 11-10
29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9 0 11-12
29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9 0 04-28
29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7 0 01-14
29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6 0 03-09
29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5 0 01-05
29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8 0 12-02
29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6 0 01-03
29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5 0 02-25
29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4 0 10-30
29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4 0 01-11
29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1 1 09-16
29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9 1 09-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