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은 전체보다 크다 / 임동확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부분은 전체보다 크다 / 임동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42회 작성일 18-09-19 10:02

본문

부분은 전체보다 크다

  

    임동확

 

 

한 마디 말이 천 냥 빚을 갚는다는 게 사실이라면,

한 개의 정자와 또 하나의 난자가 만나

한 아름다운 소녀와 한 튼튼한 소년의 몸과

정신으로 마침내 인류의 대열에 합류한다면

부분은 전체를 위한 합이 아니다

부분은 늘 전체보다 크다

연초록 느릅나무 이파리 하나가 보이지 않는,

흘러간 모든 시간의 흔적을 증명하는 것이라면,

철길 아래 깔린 무수한 포석(鋪石)의 하나가

더할 수 없는 쓸쓸함의 하중을 넉넉히 견뎌내며

시속 3km의 고속열차를 넉넉히 감당하는 중이라면,

때로 제지할 틈 없이 흘러내린 눈물 한 방울,

어떤 경우의 수에도 포함되지 않은 예외 하나가

문득 새로운 세계의 심장을 닿는다면

부분이 전체보다 먼저다, 악마도

천사도 이 부분 안에서만 날뛰거나 자유롭다면

부분은 전체의 합이다, 아니 부분이

그 모든 전체보다 무겁거나 거대하다

백 권의 역사서보다 김종삼의 민간인한 편이

더 깊고 슬픈 얘기를 들려주는 것이라면,

마침내 풀뿌리까지 누워버린 김수영의

하늘과 대지, 바람과 비의 합창을 부르고 있다면

모든 전체는 허구다,

모든 부분 그대로가 전체다

한 개의 조사(助詞), 한 구절의 문장이

혹은 한 편의 시가 단숨에 저 멀리

몇 백 광년의 우주로 달려갈 수 있다면,

한 시인의 눈이 여전히 광속보다 빨리 사라지는

영원의 어깨를 붙들고자 밤새 앞서 달려가고 있다면.

 

월간 현대시20187월호

 

 

임동확시인1.jpg

1959년 전남 광산 출생

서강대 국문학과 대학원 박사

1987년 시집 매장시편으로 등단

시집 살아 있는 날들의 비망록』 『운주사 가는 길』 『벽을 문으로

처음 사랑을 느꼈다』 『나는 오래전에도 여기 있었다』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

길은 한사코 길을 그리워한다

시화집 내 애인은 왼손잡이,

산문집 들키고 싶은 비밀시론집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2건 28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8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 0 08-30
18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 0 02-25
18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 2 11-16
18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6 0 08-21
18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6 2 03-03
18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5 2 07-13
18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3 1 03-19
18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7 0 07-13
18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7 0 08-10
18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6 2 07-24
18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5 0 03-30
18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3 0 08-22
18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2 1 03-19
18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2 2 07-13
18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4 0 10-15
18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7 0 06-20
18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0 0 08-24
18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9 0 03-13
18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9 0 07-19
18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8 0 08-07
18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8 2 12-14
18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2 0 06-20
18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7 0 07-05
17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4 1 07-02
17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2 0 01-16
17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1 0 08-31
17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6 0 06-11
17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2 0 06-19
17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1 1 07-20
17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6 0 08-28
17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2 0 07-27
17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2 1 12-26
17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9 0 07-27
17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9 1 05-17
17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6 2 11-16
17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8 0 09-18
17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5 0 07-23
17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5 0 08-08
17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1 0 07-23
17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1 1 07-02
17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0 0 11-22
17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7 0 08-27
17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9 0 10-12
17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7 0 06-19
17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4 0 08-10
17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4 2 11-09
17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3 0 09-20
17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2 0 05-10
17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2 1 12-12
17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1 1 03-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