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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찾아 뵈올께요 / 문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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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00회 작성일 18-09-19 10:05

본문

자주 찾아 뵈올께요

 

    문도채

 

 

고향마을 고샅길 여기저기

그 사이에 늘어난 빈집들이 눈에 띈다

옛날 같으면야 하인들이 미리 나와 있을 판에

행여나 알고 나오셨을까?

꼬리치고 앞장선 강아지 한 마리 없이

대문 밖에 서 계시는 할아버지,

허리 굽혀 인사를 드리는데도

입술도 달싹 않고 돌아서신 발걸음이 서글퍼진다

 

그림자를 밟을세라 조심스레 뒤따른다

구릿빛 팔뚝마냥 구부러진 지팡이

그것도 이제는 푸접이 안 되는 듯

비틀거리다가 우러른 하늘,

나 이미 아들도 손자도 잊은지 오래인 걸

무엇하러 왔느냐는 그 말씀 차마 못하시는

아픔을 헤아리다가 울상이 된다

 

길이 뚫리고 불빛 밝아지고 소식 빠른

오죽이나 살기 좋은 세상이냐만

그건 너희들의 일일 뿐으로

돈이면 다인 줄 알지 말 것,

 

그래서 나 이렇게 선산을 찾아

엎드려 절하고 돌아갈 참인데

언젠가는 누워서 길이 쉴 산허리를 두고

발밑에 내러와 밟히는 구름,

드리고 싶은 말씀을 꿀꺽 삼킨 자세로

할아버지 할머니…… 자주 와서 뵈올께요

마루 위에 올라서서 큰절을 한다.

 

―『문도채 전집(문학들, 2018)에서

 

 

문도채시인.jpg

1928년 전남 순천 출생(2003년 별세)

1964시조문학, 1969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쌈지』 『처음 써보는 사랑의 시』 『남도연가』 『달력을 넘기면서

무등산 너덜강』 『산은 산대로 나는 나대로』 『황혼, 벤치에 앉아서

풍암골 소식』 『문도채 전집

수필집 진흙과 모래』 『조용한 강자

1980년 전라남도 문화상, 3회 평화문학상, 5회 무등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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