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각인형 / 최형심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목각인형 / 최형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17회 작성일 18-10-31 09:55

본문

목각인형

   

     최형심


   

   목각인형은 눈썹이 없습니다. 눈알을 잃었습니다. 구멍 안으로 무심히 빈 들이 지나갑니다. 하역노동자는 턱이 없습니다. 길고 푸른 수염 자국이 가슴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오래전,

 

   푸른 가시벌레가 목각인형을 떠났습니다. 목각인형이 짧은 옷소매를 당기지 않아도 산동네의 지붕들이 헝클어집니다. 목각인형은 뿔이 없었습니다. 하역노동자는 두 손을 타인의 몸에 묻었습니다.

 

   겨울나무에 걸린 일곱 개의 손가락은 누구의 것입니까. 목각인형의 텅 빈 눈 속으로 겨울 숲이 내려옵니다. 푸른 작업복의 눈썹이 지워집니다.

 

   목각인형은 목화솜의 기분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하역노동자는 공중 높이 매달린 목 때문에 울 수 없습니다. 라디오의 저녁이 가장 먼 곳의 모퉁이를 돌고 있지만, 그는 새들의 이름을 지어준 적이 없습니다. 난로 위, 저지대의 밤이 눈꽃 지나간 자리를 둥글게 말리고 있을 것입니다. 등이 푸른 남자는 항아리에서 자란 청어를 생각했을까요. 숫잠에서 깬 고양이들이 눈먼 목각인형의 정수리를 핥습니다. 버려진 속날개 아래 빨래들이 희었습니다.

 

   목각인형은 버려진 담배꽁초에 붙은 숨소리를 닮아갑니다.

   길을 떠난 사람은 길이 될 수 있을까요.

 

   빈 유리병 속으로 내려온 물고기자리가 목각인형과 하역노동자 사이를 흘러 다닙니다. 겨울의 문장이 사람 밖에 사람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형심 증명사진 2.jpg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박사과정 수료


2008현대시등단

2009아동문예문학상 수상

2012한국소설신인상 수상

2014시인광장시작품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4건 29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7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8 0 10-30
17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9 0 10-31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8 0 10-31
17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0 0 11-01
17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2 0 11-01
17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5 0 11-02
17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8 0 11-02
17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9 0 11-08
17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 11-08
17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0 0 11-09
17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7 0 11-09
17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6 0 11-13
17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3 0 11-13
17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5 0 11-14
17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8 0 11-14
17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5 0 11-15
17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0 0 11-15
17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7 0 11-16
17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2 0 11-16
17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7 0 11-16
17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8 0 11-19
17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1 0 11-19
17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9 0 11-19
17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 0 11-20
17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9 0 11-20
17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0 0 11-21
17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0 0 11-21
17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9 0 11-22
17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 0 11-22
17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9 0 11-23
17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1 0 11-23
17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5 0 11-26
17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3 0 11-26
17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2 0 11-26
17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5 0 11-27
17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2 0 11-27
17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8 0 11-27
17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 0 11-29
17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1 0 11-29
17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7 0 11-30
17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 0 11-30
17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4 0 12-03
17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2 0 12-03
17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9 0 12-04
17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4 0 12-04
17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 0 12-05
17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2 0 12-05
17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4 0 12-07
17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5 0 12-07
17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1 0 12-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