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파리가 나무에서 멀어지는 일을 가을이라 부른다 / 박연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파리가 나무에서 멀어지는 일을 가을이라 부른다 / 박연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70회 작성일 18-11-02 10:18

본문

이파리가 나무에서 멀어지는 일을 가을이라 부른다

 

  박연준

 

 

  

나뒹구는 모든 건 떨어진 것들이지

 

이파리가 나무에서 멀어지는 일을 가을이라 부른다

 

멀어진다는 것은

뱃속의 작은 씨앗이 발아한다는 거야

오래 전 누군가 심어놨겠지

너의 뱃속에 또 나의 뱃속에

물의 동자들이 응원했겠지

 

손 씻고 밤을 지나던 순간에도

우리는 사과 위를 걸었지

먹을 생각도 않고

붉음의 찌꺼기만 나눠가졌다

 

나무 아래 있는 나를 그려볼래?

이파리와 함께 벌벌 떠는

 

내가 가난했을 때,

너는 작게 접은 오만 원을 헝겊으로 감싼 뒤

내 호주머니에 넣어두었지 몰래

 

비밀을 저금하는 사람처럼

테이블 아래에서 나는 그만 문드러졌단다

네 사랑으로

가을이 온다는 게 뭔지,

아니?

 

이제 믿을 수 없는 일만 믿기로 한다

 

뱃속 씨앗이 뒤척일 때 씨앗을

틔우면 가짜 씨앗을 잊으면 진짜

아니, 그냥 다 가짜

 

무엇도 지게 하지 말고 우리,

씨앗

이전으로 가볼까

 



 

 

1980년 서울 출생
2004년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졸업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2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2 0 11-23
14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0 0 11-23
14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5 0 11-22
14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1 0 11-22
14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3 0 11-21
14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2 0 11-21
14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1 0 11-20
14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2 0 11-20
14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3 0 11-19
14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5 0 11-19
14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 0 11-19
14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8 0 11-16
14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5 0 11-16
14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 0 11-16
14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1 0 11-15
14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0 11-15
14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0 0 11-14
14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6 0 11-14
14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4 0 11-13
14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7 0 11-13
14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0 0 11-09
14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2 0 11-09
14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0 0 11-08
14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2 0 11-08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1 0 11-02
14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0 0 11-02
14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5 0 11-01
14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3 0 11-01
14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0 0 10-31
14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2 0 10-31
14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0 0 10-30
14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1 0 10-30
13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5 0 10-29
13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0 0 10-29
13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6 0 10-26
13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2 0 10-26
13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6 0 10-25
13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0 10-25
13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 0 10-24
13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3 0 10-24
13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7 0 10-23
13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5 0 10-23
13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8 0 10-22
13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5 0 10-22
13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5 0 10-19
13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2 0 10-19
13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5 0 10-18
13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2 0 10-18
13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4 0 10-18
13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0 0 10-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