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한 바퀴 도는 시간 / 이명윤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우주를 한 바퀴 도는 시간 / 이명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2회 작성일 18-11-16 13:51

본문

우주를 한 바퀴 도는 시간

 

     이명윤


죽은 자를 위한 법이 있다


아무리 행려병자라 해도 24시간이 지나야 합니다

사무적인 목소리로 장례식장 직원이 말한다

그의 빈소는 비어 있다

 

그날 오후 장례식장 비스듬히 열린 창문 사이로

잠시 햇살이 들어왔을 뿐인데

하루가 지났다

식은 국밥 한 그릇에 숟가락을 얹자

일 년이 훌쩍거리며 갔다 새들처럼

웃고 떠드는 조문객 사이로 십 년이

농담처럼 흘렀다

사정이 있다며 하나 둘

자리를 뜨는 얼굴마다 주름이 돋아났고

우리는 복도에 줄지어 선 화환처럼 늙어갔다

빈소는 여전히 비어 있다 꿈결인 듯

햇살이 잠시 엎드려있다 떠났고

바람을 타고 국밥의 향기가 은은하게 감도는가 싶더니

어디선가 한꺼번에 다정한 목소리들이 몰려와서

그의 사진을 내내 만지작거렸다

그날 장례식장 옥상 하늘엔

무수한 날들의 별이 밤새 반짝거렸다

24시간이 다녀간 뒤,


그는 화장장으로 갔고 신발 한 켤레만 남겨놓고 떠났다

걸음이 어느 구름 속으로 사라졌는지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시산맥2018년 겨울호






FILE000.jpg


2007년 《시안》으로 등단

시집 『수화기 속의 여자』  

<시마을 문학상>, <전태일 문학상>
<수주 문학상>,<민들레 문학상>, <솟대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3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 0 11-22
14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4 0 11-22
14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7 0 11-21
14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7 0 11-21
14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4 0 11-20
14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7 0 11-20
14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5 0 11-19
14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8 0 11-19
14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 0 11-19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3 0 11-16
14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1 0 11-16
14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5 0 11-16
14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8 0 11-15
14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4 0 11-15
14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0 11-14
14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3 0 11-14
14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0 11-13
14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4 0 11-13
14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4 0 11-09
14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9 0 11-09
14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 11-08
14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6 0 11-08
14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5 0 11-02
14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4 0 11-02
14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1 0 11-01
14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0 0 11-01
14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7 0 10-31
14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4 0 10-31
14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7 0 10-30
13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6 0 10-30
13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3 0 10-29
13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7 0 10-29
13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2 0 10-26
13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6 0 10-26
13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4 0 10-25
13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9 0 10-25
13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2 0 10-24
13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9 0 10-24
13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2 0 10-23
13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2 0 10-23
13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4 0 10-22
13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3 0 10-22
13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3 0 10-19
13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0 0 10-19
13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0 10-18
13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0 0 10-18
13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5 0 10-18
13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3 0 10-17
13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3 0 10-17
13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9 0 10-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