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의 저녁 / 박용하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無의 저녁 / 박용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49회 작성일 15-10-13 09:29

본문

의 저녁

 

박용하
 

 

내가 생각하는 곳에서 너는 없고

이 저녁은 이곳에 없을 것이다

너는 떠나지 않고 떠났다

나는 돌아오지 않고 돌아왔다

네가 없는 여기 이 시간을 뭐라 불러야 하나

남아 있는 사람들이 허공을 깔고 앉아 운다

없음의 더없는 있음 속에

그 숱한 있음의 덧없음 속에

또 하루가 하루를 버리듯 가버렸다

바깥을 잃어버린 시선들이 거리를 지나갔다

타인을 지나가는 것도 타인

타인을 이룩하는 것도 타인

고요가 고요를 찾아가듯이

네가 없는 이곳에는 이곳조차 없다

이곳이 없는 곳에서 너는 어쩌자고 자꾸 돌아오나

매일 다시 태어나 그날 삶을 끝내듯이 살고

이 비루한 거리로 저 석양과 함께 돌아오고 싶구나

돌아와 깔깔대며 소풍 가고 싶구나

네가 없는 나라에 내가 있다

이게 무슨 조화냐

이 저녁때 평범의 극치를 누리고 싶구나

일상의 사치 위에 드러눕고 싶구나

네가 여기 없는 동안 너는 태어나고

너가 없는 곳에서 나는 죽어간다

 

 


parkyongha-140.jpg


1963년 강원 강릉 출생
1989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
『바다로 가는 서른세번째 길』『견자(見者)』『한 남자』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4건 3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0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6 1 09-18
30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4 2 09-18
30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6 1 09-21
30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7 2 09-21
30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9 0 09-22
30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5 0 09-22
30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6 0 09-23
30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3 0 09-23
30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4 0 09-24
30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2 0 09-24
30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2 0 09-25
30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5 0 09-25
30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9 0 09-30
30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0 0 09-30
30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2 0 10-01
30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9 0 10-01
30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1 0 10-02
30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5 0 10-02
30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5 0 10-05
30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3 0 10-05
30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9 0 10-06
30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6 0 10-06
30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4 1 10-07
30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9 0 10-07
30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9 0 10-08
30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7 0 10-08
30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4 0 10-12
30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2 0 10-12
30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4 0 10-13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0 0 10-13
30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8 0 10-14
30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9 0 10-14
30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3 0 10-15
30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9 0 10-15
30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3 0 10-16
30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0 0 10-16
30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0 0 10-19
30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4 1 10-19
30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4 0 10-20
30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7 0 10-20
30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6 0 10-21
30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3 0 10-21
30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8 0 10-22
30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4 0 10-22
30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8 0 10-23
30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0 0 10-23
30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1 0 10-26
30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2 0 10-26
30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2 0 10-27
30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5 0 10-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