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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가는 길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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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61회 작성일 18-11-27 11:07

본문

절벽 가는 길

 

    이승희

 

 

며칠 치의 말들이 입 속에서 저물고

또 저물어

검고도 흰 괴로움의 집을

짓고 부수는 동안

나는 잠들지 못했다

잠들거나 죽은 것들 사이에서

허공에 발 딛는 순간

붉은 꽃으로 피어

나 그만 항복하고 싶었다고

더는 누구도 나를 아프게 하지 못하도록

수시로 뒷덜미에 칼을 들이대는 치욕이

나를 데리고 먼 길 가시라고

검은 입술을 부딪혀 오는

들짐승 같은 바람의 털을 쓰다듬었다.

난 아주 많이 외로웠다고

선량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며

평창동 고개 넘어

절벽 가는 길

가벼운 산책처럼

불꺼진 버스가 절벽 끝으로 사라졌다

벽이 어딘가로 갈 수 있는 문이었으므로

절벽 또한 그러하다고 믿기 시작한 것은

다정하게 찾아드는 저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쯤이면 어떤가

일렁이는 불빛을 가슴에 심장처럼 달고

새처럼 바람처럼

한 끝에서 한 끝으로 옮겨가는 일

어찌 이리 쓸쓸한가


―계간《불교문예2011년 봄호




leeseunghee-150-1.jpg


1965년 경북 상주 출생
1988년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졸업
1997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
1999년 <경향신문>신춘문예 당선
시집『 저녁을 굶은 달을 본적이 있다』『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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